-
-
오비맥주의 주력제품인 '카스'가 하이트맥주의 '하이트'를 제치고 17년 만에 월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6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출고량을 기준으로 한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의 카스가 43.1%로 하이트보다 1.3%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1월 한 달이긴 하지만 월별 점유율에서 '만년 2위' 카스가 하이트를 앞선 것은 카스가 출시된 1994년 6월 이래 처음이다.
카스와 하이트의 점유율 차이는 2008년 20%포인트 이상 났으나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가 이번에 역전된 것이다.
이를 두고 하이트맥주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오던 오비맥주가 본격적으로 역전하기 시작했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오비맥주의 상반기 안 매각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비맥주 변형섭 이사는 "카스가 수도권 밖에선 거의 힘을 못 썼는데 최근 지방의 젊은 층이 서울에 와서 카스를 마셔 본 뒤 고향에서도 카스를 찾으면서 절대 약세였던 영·호남에서도 점점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들어 오비맥주가 선전하는 데엔 매각이라는 배경 때문이란 게 하이트의 분석이다.
시장점유율은 매각 금액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비맥주가 올 들어 점유율을 높이려고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량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1차 도매상뿐 아니라 2차 거래선인 업소·지역 거래선까지 목표 물량을 100% 소화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1월 출고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2009년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미국 주류사 AB인베브(ABI)에게서 2조3천억원에 인수했다. AB인베브는 사전약정 조건에 따라 매각 뒤 5년 내에 오비맥주를 재인수할 권리를 갖지만 반드시 재인수할 의무는 없다.
현재 오비맥주를 인수할 후보로 롯데주류가 '0순위'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주류는 그간 수차례 맥주 분야에 진출할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제조업 인수 전문 펀드인 KKR는 한번 인수하면 8년 안에 매각을 한 적이 없다"며 "물량 밀어내기도 이호림 사장 부임 뒤 없어진 관행"이라고 하이트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