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지 보안 위해 눈가리고, 손에 손잡고 승선이날 낮12시55분쯤 NLL넘어 북으로 완전 귀환
  • 지난달 5일 서해상으로 표류,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귀순자 4명을 제외한 27명이 서해상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27일 오전 인천을 출발했다.

     

    그 동안 주민 27명이 머물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는 이날 아침부터 이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 710분 부대 안에 마련된 해군 함정 부두에서는 양손에 생수와 보따리 등을 든 병사들이 4번 잔교에 정박한 함정까지 짐을 실어 날랐다. 트럭 1대도 부대와 함정을 오가며 부지런히 짐을 옮겼다.

     

    오전 737분 잔교 앞에 도착한 버스에서 북으로 돌아갈 27명중 여성 4명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큼지막한 회색 안대로 눈을 가렸고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있었다.

     

    출발 장소가 보안시설인 군 기지이기 때문에 눈을 가린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우리측 관계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천천히 잔교 위로 발을 내디뎠다.

     

    이어 남자와 여자가 섞인 10명이 버스에서 내려 일부는 고개를 숙이고 일부는 서로 팔과 어깨, 손을 잡은 채 함정을 향해 걸어갔다.

     

    이들은 그 동안 가끔 언론에 공개될 때 입었던 분홍색 점퍼 차림은 아니라 대체로 검은색, 회색, 갈색 등 어두운 계열의 점퍼들을 입었다. 일부 여성은 목도리와 머플러, 모자 등을 착용했다.

     

    이어 10분 정도 간격을 두고 오전 749분 버스에서 주민 13명이 또 내렸다. 역시 안대로 눈을 가렸고 손에 손을 잡은 상태로 일부 주민은 손으로 안대를 살짝 들어 앞을 내다보기도 했다. 이들은 잔교 맨 끝에 정박해 있는 해군 함정에 차례로 승선했다.

      

    우리측 관계자들은 버스에서 함정으로 이동하는 주민들 옆에 바짝 붙어 호위했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걷는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버스에서 내린 지 약 20분 만에 승선이 모두 완료됐다. 주민들이 해군 함정에 탑승하자 출항 준비를 마친 함정 337호와 297호가 나란히 부두를 떠났다.

     

    우리측 관계자들은 떠나는 함정을 향해 이마에 경례를 붙였다. 해군 부두 바로 옆에 있는 인천해양경찰서 부두에서 미리 출항, 바로 앞에서 대기 중이던 해경 함정 3008함과 1002함이 해군 함정들이 출항하는 모습을 배웅했다.

     

    이어 북한 27명은 이날 낮 1255분쯤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상에서 자신들이 타고 표류했던 선박인 5t급 소형 목선을 타고 북으로 귀환했다.

     

    앞서 우리 해경정은 NLL 인근으로 이동해 27명을 이들이 타고온 선박으로 옮겨 태웠으며 북한 주민들의 선박은 NLL을 넘어 북측으로 향했다.

     

    송환 당시 북측에서는 군함으로 보이는 선박 한 척이 NLL 인근까지 나와 북측 주민들의 선박을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