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새 지도부 신뢰 없어 무역해서 번 돈 안내놔간부들 변화 바라지만 절대 남한 선택하지는 않을 것
  • "붕괴? 절대 안무너진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은 17일 북한 평양의 한 고위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이 간부는 “북한이 곧 붕괴할 것처럼 떠들지만 결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고난의 행군 때 수백만 명이 죽었는데도 북한은 무너지지 않았다”며 “그때처럼 다시 200만~300만 명 명 이상 죽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중국에 완전히 엎어져서 광산 다 팔고, 땅 팔고 항구 팔고 해서 3년 정도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될 것 같다”며 밝혔다.

  • ▲ 북한의 기차.ⓒ주진조선 캡처
    ▲ 북한의 기차.ⓒ주진조선 캡처

    이 간부는 “중층(중간) 간부들은 안전하게 먹고 살 수 있다면 어떤 변화든 환영한다”며 “그 변화가 중국으로 가는 것이든 미국으로 가는 것이든 상관없지만 남조선은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남한은 북한 기득권세력들의 안전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이어 “새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없어 예전에는 무역을 해서 돈을 벌거나 물건을 국내에 들여보냈지만 지금은 국내 사정이 어려워도 돈을 내놓지 않는다”고 당 고위층에 대한 불신을 고백했다.
    다음은 이 간부의 발언 내용이다.

    우리 공화국은 고난의 행군 때 수백만 명이 죽었는데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때처럼 다시 200만~300만 명 명 이상 죽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설령 무너진다고 해도 그것은 50년, 100년 후의 일이다. 지금 아무리 어려워도 무너지지는 않는다.
    중층 간부(중간간부)들의 명줄이 위(지도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무너지는 것을 중국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중국과 전면적으로 손을 잡는 것이다.
    다만 새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관건이다. 김정은 군사부위원장이 식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갈 지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3-5년이 고비다. 예전에는 중층 간부들이 무역을 해서 돈을 벌거나 물건을 국내에 들여보냈지만 지금은 중국과 손을 잡아도 중층 간부들이 섣불리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아직은 새 지도부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거다. 예전에도 중간 간부들이 열심히 돈을 벌어 좀 살게 됐다 싶으면 총살하고 없애 버렸다.

    무역하는 사람들이 예전 같지가 않다. 무역업자들이 1만 달라, 2만 달라가 없는 게 말이 되나.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내라고 해도 잘 안 낸다. 군량미 할당으로 중국 돈 5000위안 내라고 하면 딱 그만큼만 낸다. 더 내려고 하지도 않고, 쉽게 낸다는 인상도 안 주려고 한다. 있는 돈 내면서도 여기저기서 빌려서 낸 것처럼 꾸민다. 무역 일을 하면서 열심히 충성심을 보이고, 과제 달성을 해도 앞에서만 칭찬하고는 곧 뒤에 가서 반드시 칼을 빼들던 걸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외화를 벌어들이면 빨아내고, 그 다음에는 쳐내는 게 반복되다보니 자연히 충성심이 없어졌다.
    그동안 희천발전소 건설비용이다 평양 살림집 건설비용이다 중간간부들과 무역일군들이 다 해결해왔다. 현재 수준의 군량미 부족이나 평양시 배급 문제도 똑같다. 능히 해외 대표부들의 능력이나 자기들의 재정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더 이상 자신들을 희생하면서 국가정책에 나서서 돕지는 않는다.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다. 그러니 국가가 직접 나서서 군량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다.

    박남기 계획재정부장만 해도 그렇다. 재정부장이라는 게 무역상들의 선생인데,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가 억울하게 죽은 것 아니냐. 돈을 벌어서 내면 결국 자기들이 다치니까 나서지 않는 거다. 새로운 지도부가 먹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사람들의 애국심이 필요한데,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한다면 절대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은 피를 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걸 두고 비사회주의다 뭐다 개인 욕만 하고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지도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새 지도부는 먹고 사는 정책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 장군님께서 계속 하시든 새 지도부로 완전히 바뀌든지, 중국에 완전히 엎어져서 광산 다 팔고, 땅 팔고 항구 팔고 해서 3년 정도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될 것 같다. 중국은 “너희가 한 발짝 와야 나도 한 발짝 가겠다
    ”는 식이라서 지금은 우리 심장을 꺼내 마음을 보이는 수준으로까지 나서려고 하고 있다.

    중층 간부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후손들이 안전하게 먹고 살 수 있으려면 어떤 변화든 환영한다. 그 변화가 중국으로 가는 것이든 미국으로 가는 것이든 상관없다. 다만 남조선은 아니다. 남조선으로 가면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 되지 않는다. 현재는 중국을 선택했으니 그렇게 가는 거다. 중앙당이 선택한 것을 따라가면 자신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통일은 공화국이 가장 목이 터져라 부르지만 지금 상태에서 통일 같은 건 바라지 않는다.
    우리에겐 당장 3~5년이 문제고, 안보와 먹는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남조선은 미국으로 가는 징검다리일 뿐 우리에게 큰 대상이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