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원 대학에 대거 파견...학생들 동태 24시간 감시국경지역 휴대전화 차단...장마당에도 기관원 깔려
  • 북한 당국이 중동지역을 휩쓸고 있는 민주화 시위소식을 막기 위해 모든 정보의 차단과 언론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학가와 장마당을 중심으로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25일 전했다.

  • ▲ 김일성대학교 정문.ⓒ자료사진
    ▲ 김일성대학교 정문.ⓒ자료사진

    북한 당국은 개통된 지 두 달 밖에 안된 국경연선지역 휴대전화 통신을 모두 차단하고 각 대학 기숙사들까지 감시 인력을 파견해 주야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대학생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나라들에서 연쇄적인 주민폭동이 일어나 정권이 뒤집히고 있다는 소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며 “각 대학마다 1명씩이던 보위지도원을 4명씩으로 늘이고 대학담당 보안원들을 새롭게 배치해 기숙사를 비롯한 대학생들의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다”고 방송에 전했다.
    양강도에 중동 민주화시위 소식이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2일, 평양에 있는 친척들과 집 전화와 휴대전화 연계를 가진 주민들을 통해서부터였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리비아에 간호사나 건설인력으로 나가있는 북한 주민들의 대부분이 노동당 외교부와 내각 산하 육해운총국 간부들의 친척이거나 연줄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들을 통해 평양지역에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방에까지 급속히 확산되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은 통상적으로 담당주재 보위지도원이 한 명씩 파견돼 있던 대학들에 18일부터 보위원을 3명씩 추가로 파견했다. 또 도 보안국(경찰)에서도 보안원이 4명씩 내려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대학들에서 자체로 진행하던 기숙사 점검에까지 보위원들과 보안원들이 직접 참가해 학생들의 동태를 구체적으로 감시해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러한 감시 조치가 대학생들의 의문을 자극했고 오히려 중동 민주화 시위소식을 확산시키는 역작용을 낳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다.

    함경북도 회령시 소식통도 “장마당에 보안원들과 경무관(헌병)들이 쫙 깔렸다”며 “하지만 장사를 막거나 물건을 압수하는 일은 없다”고 말해 될수록 주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북한당국의 고민을 전했다.
    휴대전화를 차단한 것은 물론이고 통신장비 과부하를 구실로 간부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집 전화도 당분간 차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중동 민주화 시위가 당장 북한의 민주화시위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판단이다.
    소식통들은 가혹한 연좌제를 적용해 온 북한 당국의 잔인한 탄압과 주민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나 조직역량의 부재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