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가 건강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작년에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있었을 때 취재차 서울에 왔던 외신기자들이 대개 한국을 칭찬하고 돌아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물이 뛰어나게 잘 생긴 여기자 한 사람이 우리나라 언론의 인터뷰에 응하여,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서울이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훌륭하게 가꾸어진 도시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회의 자체도 준비가 완벽했고 묵었던 호텔의 시설 뿐 아니라 식사도 최고였습니다.” 그렇게 한 마디 하고 그 여자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많은 한국인들이 기쁨을 금치 못하였을 겁니다.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여성이 본 서울,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이 그 말 그대로는 아닙니다. 한국은 그렇지 못합니다. 병 든 지 오랩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른 선진 사회들이 지닌 ‘격’이 없습니다. 영국이나 미국, 독일이나 프랑스, 스위스나 일본 같은 나라들이 가진 교양의 수준이 없습니다.

    개인이나 사회의 건강의 기본은 ‘속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은 지나치게 가짜가 많고 속임수가 흔해서 마음 놓고 살기가 어려운 나라가 된 지 오랩니다. 우리보다 잘 사는 다른 나라들에도 거짓이 많고 부정과 부패가 난무하는데 왜 우리만 탓하는가 할 ‘사이비 애국자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윌 사회는 썩었습니다. “서로 속여 먹고 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만큼 한국 사회는 골병이 들었습니다. 이게 뭡니까.

    우리가 살 길을 오직 하나 뿐입니다. 대통령도 국회의장도 대법원장도 ‘거짓말 안하기 운동’에 먼저 끼어들어 국민의 표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죽어가는 우리 사회를 ‘거짓과의 전쟁’으로 한 번 살려봅시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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