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목숨 바친 우리 장병은 어찌하고”
  • 남북간 국회회담을 제의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명의의 서한이 14일 도착하면서 향후 국회의 대응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이상 회담을 진행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 한종태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대한민국 국회 앞으로 보낸 서한이 오늘 도착했다”며 “북한은 북과 남의 의원들이 마주 앉아 관계 개선을 논의하자며 의원접촉을 제의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한 대변인은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북한의 서한을 보고하고 여야 원내대표에게도 북한의 서한을 전달했다”면서 향후 대응과 관련해 “여야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국회 차원의 대응을 신중히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운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운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나. 사과 전제 없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

    하지만 사실상 남북국회회담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행위에 대한 공식 사과 없이 연초부터 계속되는 대화공세의 하나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번 제안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다.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벌이고 있는 말도 안되는 행위에 대해 사과를 하면 모를까, 그러한 전제 없이 한나라당이 회담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정 의원은 “한 번 생각을 해 보라. 천안함·연평도 사태에서 순국한 우리 장병들이 만약 내 자식이었다면 누구도 북한의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형환 대변인 또한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 대변인은 “북한의 사과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은 제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안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먼저 북한이 이번 대화 제의를 왜 해왔는지 면밀히 분석해 볼 것”이라면서 “북한이 현재의 국제적 고립이라는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해서인지 우리 정치권을 분열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전에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우리측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에 대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북측이 이에 대해 껄끄러운 반응을 보이며 끝내 회담이 결렬된 결과를 놓고 볼 때도 국회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북한이 보낸 서한은 대한민국 국회앞 서신(2장),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공동사설(2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5장),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명의 호소문(5장)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 11일 여야 4개 정당 앞으로 도착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서한과 동일한 내용이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서한에서 “조국전선은 1월28일 북남사이에 조성된 엄중한 사태를 극복하며 민족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와 귀 국회 사이의 의원접촉과 협상을 정중히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쌍방국회가 자기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마주 앉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북과 남의 의원들이 논의한다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의 활로를 열어가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