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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무얼 하고 사나?
월화수목금토...이것은 맞물려 있는 환(環)이다. "시작이 무엇이냐?"는 어는 날을 잡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사회의 문제점도 여러 가지 원인들이 맞물려 있다. 그중 어느 것을 꼭집어 “이게 문제로다”라고 말할 것인가? 오늘은 “한나라당이 문제다”라고 말해보자.
한나라당은 한국적 가치-대한민국 헌법 정신-를 수호하고 그 적(敵)을 상대로 투쟁해야 할 1차적인 사명을 저버리고 있다. 자유당은 이승만 대통령을 위해, 민주당은 호헌(護憲)을 위해, 공화당은 근대화 대통령을 위해, ‘김영삼 당(黨)’과 ‘김대중 당(黨)’은 민주화를 위해 유감없이 싸웠다. 각자 나름의 흠도 많았지만 ‘헌신적’으로 몸들을 던진 점만은 분명히 있었다. 그걸 ‘주도세력’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도대체 한나라당은 무언가?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체제를 파괴하려는 세습 왕조, 그들의 인권 압살,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우리 내부의 요소들, 이 모든 것들의 ‘무력 공격’과 ‘위장 평화 공세’에 대해 다른 누구보다도 한나라당이 앞장서 정치투쟁, 담론투쟁, 프로파간다 투쟁, 문화-사상투쟁, 입법투쟁을 주도해야 마땅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런 여당의 존재이유를 스스로 내던지고 있다. 하기야 광우병 난동이 있었을 때부터 이미 한나라당은 ‘주도’ 세력이기를 포기했으니 더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한나라당은 무얼 하는 집단이냐?”는 질문에 한 언론인이자 북한 연구자인 분이 이렇게 말했다. “그저 각자 도생(圖生)으로 자기 선거구로 예산 땡기고, 선거구 관련 사람들 만나고..하는 게 그들의 동선(動線) 전부지요“ 한 마디로 큰 판 의 정치투쟁을 방기(放棄)한 로비꾼 이상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엔 정치 주도세력이 없다는 것 아닌가?
애국적인 사회단체들이야 물론 있지만 그래도 중심은 역시 원내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잡아가야 하는데, 한나라당이 그 역할을 안 하고 못 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제 구실을 못 하는 게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군(群)의 알파다”라고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이 이걸 보시면 뭐라고 하셨을까?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없도다” 아니었을까? 필자는 이 말씀에 이렇게 답해 드리고 싶다. “일꾼입네 하는 정치꾼들은 많으나 쓸모가 없네요”라고.
류근일/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