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북한이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민항기 안전을 위협하는 성명을 냈을 당시 우리 정부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적극적으로 외교전을 펼친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이 13일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위키리크스가 이날 공개한 2009년 3월9일자 몬트리올 주재 미국 총영사관 발 외교전문에 따르면 김종훈 ICAO 대표부 한국 대사는 당일 열린 ICAO이사회에서 북한의 성명이 국제 민간항공안전에 대한 "용납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또 북한이 남북한 각자가 관할하는 항로를 상대 측에 개방키로 한 1997년 남북 간 양해각서를 위반하고 있으며, ICA0회원국 소속 민항기들이 항로를 바꾸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성명을 철회하고, 항공 운항과 관련한 국제규범인 '시카고 협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ICAO 의장이 나서서 이사회의 우려를 북한에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당시 회의에 참석한 28개국 대표들은 모두 성명 철회 및 ICAO 규정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발송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문에 나타나 있다.

    특히 최근 한반도 문제와 관련, 한.미.일과 자주 엇박자를 내고 있는 중국도 당시 한국의 문제제기를 지지한 것으로 전문에 적시돼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09년 3월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같은 달 9~20일로 예정됐던 한·미 '키 리졸브' 합동군사훈련 기간 자기 측 영공과 주변을 통과하는 한국 민항기들의 항공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