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 오징어 조업권도 이미 中에 돈 받고 넘겨中, 우리 측 연평도 훈련 반대, NLL 무력화 지지 등에 일관성 있어
  •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북한의 NLL 인근 무력도발, 북한 편을 드는 중국,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돼도 한국 해경에게 마구 덤벼드는 중국어선들 간에 모종의 관계가 있는 건 아닐까. 서해도서와 NLL 인근의 꽃게잡이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이것이 꽃게잡이에 대한 북-중 간 ‘비밀계약’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北 현금 확보 위해 중국에 조업권 판매

    지난 7월 북한이 현금 확보를 위해 중국 어선들에게 동해 조업권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오징어잡이 어선이 북한 동해안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며 “지난 2일부터 중국어선 250여 척이 함경북도 나진과 청진 근해를 오가며 조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부터 동해에서 조업을 시작한 중국 어선들은 이제는 수백 척에 달하는 데 이들은 북한과 계약한 수역이 아닌 곳에서도 조업을 하고 있으며 치어까지도 싹쓸이하고 있어 동해의 생태계마저 파괴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조업 대가로 북한에 지급하기로 한 돈은 척당 25만 위안(4,428만 원). 이를 통해 북한이 번 돈은 11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 ▲ 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들. 우리 해경이 수백 척에 달하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모두 상대하기는 불가능하다.ⓒ
    ▲ 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들. 우리 해경이 수백 척에 달하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모두 상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같은 북한의 ‘조업권 판매’가 서해 NLL 주변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즉 서해와 NLL 주변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북한에게 ‘조업 비표’를 구입한 후 꽃게잡이 등에 나서고 있다는 것.

    중국 어선들은 1일 권, 1주일 권, 1개월 권 등으로 구분된 ‘비표’를 북한 군부에게 구입한 뒤 북한 해군의 보호를 받으며 조업한다고.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수 년 전 북한은 서해 NLL 주변의 조업권을 중국에 임대했는데 그다지 수익이 높지 않자 비표 판매로 조업 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북한의 조업권 판매로 일어나는 문제

    이 같은 북한의 NLL 주변 조업권 판매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영해가 국제법상 우리 영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중국 어선들은 2000년 초에는 NLL을 타고 동쪽으로 들어오다 북한 영해로 들어가 조업을 했는데 점점 조업하는 곳이 남쪽을 향했다고 한다. 이에 우리 해경과 해군이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 어선의 수가 수백 척에 달하는데다 저항이 심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에 항의도 해봤지만 별다른 반응도 조치도 없었다. 하지만 만약 중국과 북한 간에 서해 NLL 부근 조업에 대한 계약이 공식적으로 체결되었다면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불법 조업’이 아니기에 개선할 여지가 없다. 아니 북한 당국에 ‘개선’을 요구하거나 우리 정부의 요구를 무시하게 된다.

    참고로 북한에는 민간 어선이 없다. 대부분 군 소속이다. 따라서 중국이 한국의 항의를 그대로 북한 군부에 전달하게 된다. 이때 북한군은 자신들의 영해는 서해 5도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이곳을 남한이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한편 북한군과 김정일 입장에서는 서해 NLL 주변 어장을 중국에 임대할 경우 ‘꽃게잡이’ 등으로 동해에 비해 훨씬 큰돈을 벌 수 있는데도 한국이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으니 이 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북한은 서해도서를 도발해 한국 주민들이 철수하게 한 다음 ‘분쟁지역’이 된 어장을 중국에 넘기고 싶어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 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들. 우리 해경이 수백 척에 달하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모두 상대하기는 불가능하다.ⓒ

    북한과 중국 보는 구태의연한 시각 바꾸자

    북한과 중국 모두 서방국가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돈의 노예’들이다. 중국은 공산당부터 ‘돈이면 사람 목숨도 살 수 있다’고 믿는 나라고, 북한은 ‘돈 독이 오른’ 김정일 일가가 지배하는 곳이다. 이들이 독재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돈이다. 돈밖에 모르는 중국과 북한 당국에 매년 수백억 원 이상을 벌게 해주는 서해 NLL 어장은 ‘보물선’이나 마찬가지다.

    북한 입장에서는 UN안보리 결의안의 제재 없이 ‘떳떳하게 돈을 버는 일’이 생기는 데다 자신들을 옥죄던 서해도서를 무인도화할 수 있게 되고,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과는 협상 자체가 안 될 서해 NLL 지역 어장을 북한이라는 ‘깡패’를 시켜 ‘푼 돈’을 주고 얻을 수 있게 되기에 북한의 NLL 지역 도발을 말릴 이유가 없다.

    정부는 북한군의 무력도발 뿐만 아니라 이런 숨은 역학 관계에 대해서도 철저한 정보수집과 함께 대응책 마련을 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대남적화’와 ‘북-중 동맹관계’만으로 지난 10년 동안 일어난 NLL 주변에서의 북한 도발을 해석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