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과제로 '조직 안정화' 꼽은 듯 … 공수처 구성원 강조차장 등 리더십 공백 여전 … 오동운 "당장 불편해도 긴 호흡"존폐 분수령 코앞에 닥쳐… 檢출신 차장 '세컨드 리더십' 시급
  • ▲ 오동운 신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2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경기 과천=서성진 기자
    ▲ 오동운 신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2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경기 과천=서성진 기자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취임하면서 마침내 2기 공수처가 닻을 올렸다. 해병대 채상병 외압 의혹 수사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오 처장은 '조직 안정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오 처장의 취임사의 처음과 끝을 관통한 키워드는 '구성원'이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구성원을 9번이나 언급하며 조직 재정비 의지를 내비쳤다.

    3년 전 김진욱 전 공수처장이 취임사에서 '공정'을 강조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특히 김 전 처장이 '국민'을 부르며 메시지를 던지던 것과 달리 오 처장은 공수처 구성원들을 '가족'이라고 부르며 격려했다.

    오 처장은 22일 취임사에서 "공수처 가족 여러분, 우리는 강하고 안정적인 조직이 돼야 한다"며 "우리 공수처에 있어 강하다는 것은 치우치지 않을 용기를 말한다"고 말했다.

    또 "구성원들이 임기와 연임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수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처장으로서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인사 역시 수사 성과와 능력, 구성원들의 평가를 종합해 안정적이고 연속성 있는 인사, 예측 가능한 인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공수처를 구성원이 오래 다니고 싶어 하는 곳, 구성원 간 인화를 도모하고 상호 존중해주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엑소더스와 내부총질 등으로 무너진 조직을 우선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실제로 오 처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공수처 차장 인선 계획을 묻는 말에 "당장은 불편할지라도 3년의 큰 농사가 잘되도록 긴 호흡을 갖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지는 같은 취지의 질문에도 "제청을 언제까지 하겠다고 시한을 두는 것은 제가 구상한 인사안에 비쳐 보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당장의 지휘부 공백 해소보다는 늦더라도 차근차근 조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수사 경험이 전무한 오 처장에게 차장의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진다. 그가 강조한 조직 안정화도 결국 수사 역량 강화의 한 일환이다.

    특히 채상병 사건 등 공수처 존폐의 분수령이 코앞까지 다가온 지금, 검사 출신 차장의 '세컨드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편 김진욱 전 처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공정'이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1년 초대 공수처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처장은 취임사에서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염원하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해야 한다"며 "공정한 사회라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지름길일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뤄지는 날이 있다'는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정의와 '공정'은 반드시 이뤄지는 날이 있다는 말씀이다. 우리 역사의 봄날이 오리라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