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S건설 사옥. ⓒ뉴데일리DB
    ▲ GS건설 사옥. ⓒ뉴데일리DB
    4월은 유독 GS건설에 잔인한 달이다. 지난해 4월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순살자이'란 오명을 얻게된데 이어 올 4월에는 중국산 제품을 사용해 '짝퉁자이'라는 꼬리표까지 달게 됐다. 

    지난 주말은 GS건설로 업계가 떠들썩했다. GS건설이 2021년 준공한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 중국산 유리가 수천장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성능이 불분명한 중국산 유리는 세대난간과 연회장, 스카이라운지, 옥상 등에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유리입찰에서 탈락한 A사가 저가로 낙찰한 B업체를 추적하다 혐의를 입증하게 됐다. 

    B업체는 한국표준(KS) 마크를 위조해 중국산 위조품에 부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가짜 KS마크가 한눈에 알수 있을 정도로 진품과 달랐다는 점이다. GS건설의 하청업체 관리감독 소홀이 지적되는 것도 여기에 있다. 

    특히 해당아파트는 한채당 실거래가가 30억원을 웃도는 고급단지로 시장충격은 더 컸다.

    일단 GS건설은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미 설치된 유리들을 모두 정품으로 재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수주경쟁력과 자이브랜드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자이는 아파트 대표브랜드중 하나였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잇달아 등장했을 때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과 함께 단일브랜드 자존심을 지켜왔다. 

    하지만 검단아파트 붕괴사고를 시작으로 각종 하자와 날림공사 흔적, 그리고 이번 중국산 유리까지 잇달아 논란에 휩싸이며 불과 1년만에 이제는 '그저그런' 브랜드로 추락했다.  

    브랜드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주택사업 실적도 악화됐다. 

    GS건설 IR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주택·건축부문 매출은 2조3870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7670억원대비 13.7% 감소했다.

    덩달아 전체 매출도 3조710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7.5%, 전년동기대비 12.6% 각각 하락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등 주요부문 전망도 안갯속이다.

    GS건설은 지난 27일 3868억원 규모 '부산 민락2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며 도시정비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지만 비슷한 시기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권을 상실했다.

    공사비 관련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조합이 총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그외 다른 사업지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고수해온 자이 단일브랜드 전략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해법은 하이엔드 브랜드다.

    강남권 등 상급지에서 '디에이치'나 '아크로' 같은 경쟁사 하이엔드 브랜드와 맞서기엔 이미 자이는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여론도 좋지 못하다. 부동산 온라인커뮤니티에선 '순살자이' 등으로 불리며 조롱대상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물론 앞으로도 자이는 1군 브랜드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과거처럼 고급스러움으로 시장에 어필하기엔 한계점이 명확하다.

    꽤 늦은 감이 있지만 분위기 반전과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하이엔드 브랜드가 필요하다.

    새로 내놓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자이를 활용한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지금까지 자이 고수 전략은 GS건설 뚝심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변화 없는 브랜딩은 아집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