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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면 마비 증세로 통원 치료 중인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22·사진)이 지난 11일 서울 S병원에 한 차례 입원했던 사실이 드러나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증세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인 지난달 21일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안면마비 증세가 찾아와 S병원으로부터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훈련을 중단, 대표팀 소집일이던 지난달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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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현 미니홈피
그러나 지난 9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 얼굴을 비친 김광현은 김성근 SK감독 및 동료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많이 좋아졌다. 괜찮다"고 밝히며 상태가 호전됐음을 알렸었다.
◆S병원 관계자 "김광현 투수, 수술 스케줄 목격"
S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전문의는 "11일 병원 내부에 SK구단 관계자들과 경호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들이 여러 차례 모습을 비쳤다"면서 "자세히 알아보니 이날 수술 스케줄에 김광현 투수의 수술 계획이 잡혀 있었다"고 12일 밝혔다.
이어 "미리 예정됐던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수술 일정이 잡힌 것으로 보아 아마도 김광현 선수의 건강에 돌발적인 이상 징후가 왔던 것으로 보여졌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 부위는 뇌 기능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증세가 심해지면 전신마비에 이를 수도 있는 증상으로 판단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구단을 스스로 찾아올 정도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던 김광현이 이틀 만에 다시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는 것.
◆SK와이번스 측 "김광현, 11일 입원 후 다음날 퇴원"
이와 관련 SK와이번스의 한 관계자는 12일 오후 '김광현의 현재 건강 상태와 11일 입원을 하거나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뉴데일리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 13일부터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일 클럽 챔피언십 경기를 위해 구단 전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에 와 있는 상태"라며 "김광현 선수의 입원 얘기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한 번 알아보겠다"고 밝힌 뒤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취재진에게 연락을 취해 온 이 관계자는 "알아보니 실제로 11일 김광현 선수가 입원했던 게 맞다"면서 "수술보다 한 단계 낮은 '시술'을 해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해 이날 S병원에 입원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전신마비 비슷한 증세가 왔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지적에 "사실 희박하지만 전신마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는 일부 의견에 따라 병원으로부터 진단서를 발부 받아 한국야구위원회에 제출했었다"고 밝힌 뒤 "정밀 검사 결과 다행히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시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입원을 했었지만 막상 검사를 해 보니 증세가 심각하지 않아 다음날인 12일 오전 퇴원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 '중추성 질환'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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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일 김광현 선수의 입원 소동이 빚어졌던 S병원 전경. ⓒ 뉴데일리
한편 한 의료계 관계자는 "단순한 안면마비 증세라면 약물 치료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치 않다"면서 "만일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감기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에 침투해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아닌, 뇌출혈이나 뇌종양 등 중추성 질환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안면마비는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감기 바이러스가 침범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로나 과로, 스트레스 등에 장기간 노출될 때 안면 근육이 경직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꾸준히 치료만 잘 받는다면 1~3개월 내에 후유증 없이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SK와이번스가 한국야구위원회에 제출한 김광현의 병원 진단서에는 "김광현은 감기 몸살과 과로 후 오른쪽 안면마비가 발생, 향후 1개월 이상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지속 여부는 1개월 뒤 재검 후 판단 함"이라는 의사 소견이 담겨 있었다.
◆병원 측 "감기 몸살 및 과로가 원인…휴식 필요"
구단 사정에 정통한 한 야구 관계자는 "그동안 일각에서 김광현이 하루 아침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불참'을 통보한 것에 대해 '꾀병'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사실 김광현의 증세가 워낙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증상 역시 쉽게 넘어갈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속사정을 설명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병원 검사 결과 심각한 상태는 아니며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들어 한시름 놓고 있다"고 말한 뒤 "이같은 속내도 모른 채 '한국시리즈에서 멀쩡히 잘 던졌던 선수가 어떻게 갑작스럽게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안면마비에 걸릴 수 있느냐', '병역면제를 받은 김광현을 굳이 부상 위험이 농후한 국제대회에 출전시킬 필요가 없다는 구단 측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비난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두산 베어스 김현수의 타구에 맞아 손등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한 김광현은 '재활 공장장(?)' 김성근 감독의 조련 아래 부상을 회복한 뒤 올 시즌, 초반 슬럼프를 잘 극복하고 17승과 방어율 2.37을 기록해 2007년 프로야구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