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의 라운드는 꿈일 뿐인가
  • <방민준 칼럼> 

  •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라운드를 하면 엄청난 효과가 있을 텐데…”

    “국내외 기업인들과 라운드를 해도 국정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만약 이 대통령이 테니스보다 골프를 더 좋아했다면 국정 스타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각계 인사들과 골프를 치다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골프와 가깝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길지 않은 시간에 상대와 폭넓게 교감하는 데 골프만한 게 없다는 것이 이들의 지론이다.

    사실 골프를 함께 쳐보면 그 사람의 인간됨됨이나 성격을 거의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 아무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라운드를 하면 동반자들은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상대방을 관찰할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안 보는 척해도 상대가 정해진 룰은 잘 지키는지, 남몰래 속임수를 쓰지는 않는지, 동반자를 잘 배려하는지, 코스를 공략하는데 얼마나 현명한지, 결단력 자제력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GE(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기업에선 임원 승진 시 고위 임원들이 승진 후보자들과 라운드를 한 뒤 그 평가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전통이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큰 거래를 하거나 협력관계를 맺을 때, 중요한 자리에 앉힐 사람을 영입할 때 골프 라운드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골프를 하는 것을 보면 인간성이 어떤지, 사회생활이 어떤지, 앞으로 회사 경영을 어떻게 할지 등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대개 소문난 골프광들이었다.

    빌 클린턴은 휴가 때는 물론 틈만 나면 골프장으로 달려가곤 했다. 골프장으로 가기 위해 헬기에서 내리는 모습이나 프로골퍼 그레그 노먼이나 타이거 우즈, NBA스타 마이클 조던, 영화배우 캐빈 코스트너 등 유명인사와 라운딩 하는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잡혔다. 백악관에서 보내는 시간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분야가 골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저렇게 골프에 미쳐서 국가는 어떻게 다스릴까 걱정스럽지만 미국인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 것 같다. 적어도 골프를 제대로 친다면 국가경영을 그르칠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클린턴이 훌륭한 골퍼인가에 대해선 대중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클린턴은 미국인들의 이 같은 의문이 잘못된 것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으나 멀리건(샷을 실수한 뒤 벌타를 받지 않고 다시 치는 행위)을 자주 사용하는 바람에 ‘빌리건’이란 불명예스런 별명도 따라다닌다.

    미국 대통령 중 첫손 꼽히는 골프광인 아이젠하워는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터 내셔널 골프코스에 별장을 소유하고 있고 자신의 애칭인 ‘아이크’라는 이름의 연못과 나무까지 있을 정도다. 미국을 골프의 나라로 만든 게 가장 큰 업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아이젠하워는 백악관 남쪽 뜰에서 치핑 연습을 하고 집무실에서 퍼팅 연습을 열심히 했다. 스코어는 90이하였다고 한다.

    그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멤버로, 이곳 17번 홀에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는데 아이젠하워는 그 나무를 잘 맞히는 징크스가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그 때마다 “저 나무 좀 없애줄 수 없소?”하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클럽회장 클리포드 로버츠는 들은 척도 않고 그 나무를 ‘아이크의 나무’로 명명했다. 대통령도 골프장의 나무 한 그루를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제럴드 포드는 거의 준프로급으로, 아마추어 경기는 물론 프로경기에도 자주 출전했다. 포드는 대통령 신분으로 프로암대회에 나갔을 때 어프로치 샷을 날렸으나 끝내 볼을 못 찾았다. 이것을 지켜본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포드가 약간 빗나간 샷을 쳤는데 30여명의 경호원들이 총동원되어 볼을 찾았으나 대통령을 벌점 2점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실패했다”라는 기사를 송고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1급 아마골퍼인 조지 부시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프로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텍사스에서 열린 미국 시니어투어 대회에서 이틀째 헬리콥터를 타고 코스에 내렸다. 소란을 피운 게 미안했던지 부시는 갤러리들에게 “타인에 대한 배려는 미국인의 미덕의 하나다. 나의 플레이를 비웃지는 말아 달라”는 조크를 던져 웃음을 자아낸 뒤 경기에 임했다.

    아들인 조지 W 부시, 명 프로인 리 트레비노, 주최자인 더그 샌더스와 함께 라운딩을 한 부시는 몇 개의 드라이브 샷을 실수했지만 71타라는 좋은 기록을 냈다. 이 기록은 이 대회에 참석한 아마골퍼 중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세계정세가 절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별장이 있는 케네벙크포트로 골프휴가를 떠났을 만큼 못 말리는 골프광이었다.

    집안부터 부친 프레스콧 부시가 미국골프협회 회장을 지냈고 처 외할아버지는 이보다 앞서 협회 회장을 지낸 골프가문이다.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부전자전의 골프광으로, 양용은이 지난해 미국 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그를 축하하기 위해 달려가는가 하면 이를 인연으로 함께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친 주인공은 존 F 케네디로, 평균 80타 정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끄러운 스윙 폼과 신사적인 매너로도 명성이 높았다.

    농구광인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를 하게 된 동기는 의외다. 농구를 하다 툭하면 손가락 골절에다 손목 통증을 호소하자 아내 미셸 여사가 “왜 위험하지 않은 골프 같은 운동을 하지 않죠?”라고 권하자 1997년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입문하고 상당 기간 오바마 대통령은 100타를 깨지 못했으나 ‘언젠가는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신음을 잃지 않았다. 한 친구는 “그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그 작고 하얀 공에 절대 실망하는 법이 없었다. 삶에 대한 태도도 골프를 할 때와 마찬가지였다”라고 소개했다.

    현재 핸디캡 16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은 거의 매 주말 골프장을 찾는다고 한다. “임기가 끝날 때쯤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실토한 오바마는 스코어카드에 단 1타도 틀리게 적는 법이 없다고 한다. 스코어카드에 11타를 모두 적은 일화는 유명하다. 보좌관 마빈 니콜슨은 “언젠가 파4 홀에서 11타를 쳤을 때 스코어카드에도 8이 아닌 11을 그대로 적더라”며 그의 대쪽 같은 골프 스타일을 전했다. 멀리건은 사용한 적이 없고 벙커샷을 한 뒤 벙커정리는 물론 페어웨이 디봇도 정성스레 다시 메워 놓는다고 한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그의 스윙 자세를 통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공을 친 후에도 팔을 곧게 뻗은 채로 유지하는 오바마의 팔로우 스루에 후한 점수를 주며 ‘일단 정책을 추진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인척인 이안 매너가 전하는 오바마의 골프 뒷이야기 하나. 매너는 “내가 친 공이 나무숲으로 향할 때는 어김없이 그 공은 나무 밑에 있었다. 하지만 오바마가 친 공은 나무숲을 향해 가더라도 뭔가를 맞고 50야드나 튕겨 나와 페어웨이에 있었다.” 당시 그는 오바마에게 “골프에서처럼 정치에서도 운이 좋다면 언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 농담 덕인지 아니면 골프의 행운이 정말 정치에도 이어졌는지 그는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됐다.

    골프를 하지 않은 대통령은 허버트 후버, 해리 트루먼, 지미 카터 단 3명이었다.

    영국의 아서 발포어(1848~1930) 수상은 “스코어만이 목적인 인간에게 골프의 참 맛은 느껴질 수 없다. 그들은 피에 굶주린 야만적인 사냥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근육과 두뇌에 그처럼 쾌적하게 궁합이 맞는 게임은 골프 말고는 없다. 골프는 나에게 있어 식사와 수면에 맞먹는 인생의 중요사항이다”라고 실토한 바 있다. 그는 “내 인생에 바람이 있다면 많이 읽고 조금만 쓰고 많이 플레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에서 물러나 골프의 성지 세인트 앤드루스 클럽의 회장에 취임하면서 “자기 솜씨를 뽐내는 자는 부끄러운 존재다. 스코어 자랑은 보기 흉하다. 골프는 핸디캡에 의해 누구에게나 평등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클럽에서 지위나 직함 등을 쓰지 말고 애칭만을 부르기로 하자”는 명연설을 남겼다.

    우리나라에선 진정한 골프광으로 내세울 대통령은 찾기 어렵다.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골프를 했지만 수준 이하였고 전두환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대로 골프의 묘미를 아는 것 같다.

    한장상 프로에게 골프를 배웠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최고회의 의장 공관에 간이 연습장을 직접 만들어 골프를 익혔다고 한다. 군 출신답게 골프채를 총을 메듯 어깨에 걸친 채 이동하는 버릇이 있는 박 전 대통령은 그린에서 한 번의 퍼팅으로 끝내 ‘원 퍼팅 OK’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국가 원수가 고개를 숙이고 볼을 홀에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경호상이나 품위에서도 문제가 있어 경호원들이 원 퍼팅 OK를 권장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핸디캡은 20 정도였다고.

    여러 모로 골프로 많은 일화를 남긴 인물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꼽힌다. 핸디캡은 12~14 수준으로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핸디가 낮은 실력파로 꼽힌다. 230 미터 이상의 드라이브샷을 날린 장타자인 그는 라운드 할 때 앞뒤 홀을 비우게 해 ‘대통령 골프’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는데 청남대에 간이 골프장을 만든 것도 전 전 대통령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소리 없는 골프’로 알려져 있다. 골프를 조용히 즐긴 데서 나온 말이다. 청와대 내 골프연습장을 자주 찾았으며 부인 김옥숙 여사도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골프를 하긴 했지만 드라이버를 휘두르고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할 정도로 골프 소질은 없다는 게 알려진 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가끔 청와대에서 멀지 않은 일반 골프연습장을 찾아 와이셔츠 차림으로 드라이버를 휘두를 정도로 골프를 좋아 했는데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 말로는 파워히터라고 한다. 부인 권양숙 여사는 싱글 핸디캡의 골프광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골프 실력은? 현대그룹 임원 시절 골프를 배운 이 대통령의 골프실력은 수준급이란 게 정설이다. 한때 드라이버샷을 300야드 가까이 날렸고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홀인원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생애 첫 ‘싱글’(79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실용적인 성격상 골프를 즐기진 않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 라운딩 하는데 5시간 이상 허비하는 골프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땀을 흘릴 수 있는 테니스가 훨씬 더 운동효과가 높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은 물론 외국 정상과 라운딩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 골프광들인 미국 대통령과 라운딩 할 정도로 골프에 익숙치 않은 탓도 있겠지만 골프를 사치 스포츠로 인식하는 국민정서를 의식했을 것이다.

    만약 우리 대통령들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또는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미국 대통령과 라운딩 기회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가정이긴 해도 양국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마찰이나 긴장도 덜 하지 않았을까.

    보통 정상회담이 1시간 남짓, 의례적인 만남은 30분 남짓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5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골프 라운드는 서로의 마음을 속내를 털어놓고 협조를 구하는데 최적의 기회다. 정책을 조율하고 불협화를 해소하며 갈등을 치유하는 최상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제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가 되었다. 골프는 더 이상 특정계층이 즐기는 사치한 스포츠가 아니다. 올해 야구장 내장객 600만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지만 골프장 내장객은 지난해 이미 2,60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340여개 골프장과 2,500여개 골프연습장의 4만개의 타석에서 많은 국민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인생보다 더 인생답다’는 골프에서 국가경영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골프를 통해 외국 정상과, 국내외 기업인등 각계각층과 진솔한 교감을 통해 국정의 아이디어와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새로운 각오와 부푼 꿈을 안고 취임한 뒤 끝내 국민들의 갈채를 받는 데 실패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국가경영을 골프처럼만 했으면…’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골프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과 여기서 얻는 교훈을 국가경영에 대입해보면 골프가 국가경영과 얼마나 흡사한지 금방 깨닫게 된다.

    첫 홀의 티잉 그라운드는 바로 국가경영의 시작일 것이다. 이를테면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는 셈이다. 긴장해서 더듬거릴 수도 있고 겸손하게 자기의 본마음을 보여주는 진실함을 보일 수도 있다. 물론 미리 클럽하우스에 도착해 준비하는 것은 취임 전 각계각층의 인사를 만나 국가경영에 필요한 조언을 듣고 철학을 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골프에서 첫 홀이란 무엇인가. 그날의 게임 방향을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신기록을 내보겠다거나, 상대방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놓겠다거나, 내기에서 두둑하게 챙기겠다거나, 첫 홀부터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지나치게 불안해하면 영락없이 첫 티샷을 망치는 게 골프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무엇인가 본때를 보여주겠다거나, 단번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거나, 아무도 나를 호락호락하게 대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역사적인 취임식은 결코 국민들에게 역사적일 수 없을 것이고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없다. 골프에서의 첫 티샷을 실패한 뒤 이를 만회하려다 실수를 연발하듯 대통령은 국민들이 싫어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행태를 보이게 된다.

    다행히 성공적인 취임식을 갖고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고 치자. 그러나 이것은 자만의 시작일 수 있다. 대통령직 수행이 별것 아니라거나 나 정도의 실력이면 국민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거나 하는 자만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자만 역시 실정을 자초할 위험을 안고 있다.

    첫 홀에서 좋은 샷을 날렸다고 치자. 문제는 그 다음이다. 역시 자만에 빠지기 쉽고 버디를 낚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런 자만과 욕심은 미스 샷을 유발하기 십상이다. 차라리 약간 모자란 듯한 보통 샷을 날렸다면 욕심도 덜 부리고 파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겸허한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탄성을 자아낼 만큼의 멋진 샷을 날렸다면 거기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국가경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러 홀 순조롭게 지나가는 것도 위험하다. 국가경영에서도 만사가 순조롭고 국가가 태평스러울 때가 중요하다. 어려운 시절을 잊어버리고 만약에 대비하는 자세도 흐트러지기 일쑤다. 전설적인 프로골퍼 진 사라센의 “골프에서 방심이 생기는 가장 위험한 시간은 바로 만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때다”라는 명언은 국가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마지막 홀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역시 임기를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대통령직을 물려주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라운드 내내 동반자를 배려하는 자세 역시 임기 중 국민들을 편안케 해야 하는 대통령의 자세와 같다. 동반자를 배려하지 않는 골퍼가 인기 있는 골프 메이트가 될 수 없듯 국민을 섬기지 않는 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다.

    마지막 홀에서 장갑을 벗으며 동반자들과 “오늘 정말 즐거운 라운드였습니다”라며 인사를 나누듯 임기를 마치는 이 대통령이 국민의 환호를 받으며 행복하게 물러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방민준 /뉴데일리 부사장,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