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8일 북한 정권 창건과 북-영 수교 10년을 기념하기 위한 주영 북한대사관의 행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재영 조선인총연합회 소속 탈북자 10여 명은 이날 낮 12시(현지시간)께 런던에 있는 주영북한대사관 앞에 모여 "북한 독재정권이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는데도 민주주의 요람이라는 영국이 북한 정권 창건일을 축하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대사관은 이날 자국에 주재했던 영국 외교관 등 `친북 인사' 30여 명을 초청해 수교 10주년과 북한정권 수립 62년을 기념하는 오찬 행사를 열었다. 북한대사관은 런던 서쪽에 위치한 가정 집을 개조해 공관 겸 관저로 쓰고 있으며 평상시 인공기를 게양하지 않았으나 이날은 인공기를 내걸고 `친북인사'들을 맞았다.

    탈북자들은 피켓을 든 채 "북한 주민들을 고통과 억압의 쇠사슬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독재자 김정일과 그 일당을 국제형사재판소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국 정부에 대해서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즉각 채택하고 정치범수용소 조사단을 파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회에는 미얀마 인권단체 회원도 참석해 북한과 미얀마의 불법 무기 거래 중단 등을 촉구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2000년 10월 방한 당시 한국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감안해 북한과의 수교방침을 발표한 뒤 수교했다. 영국은 2001년 7월 북한에 상주 대사관을 열었으며 북한은 2003년 4월 상주 대사관을 개설했다.
    유럽지역에는 영국 350명을 비롯해 스웨덴, 노르웨이, 벨기에, 독일 등에 모두 400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정착해 있으며 이들은 최근 유럽 조선인 총연합회를 구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