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의원 "고위외교관 자녀 25% 핵심요직 근무"한충희 "유명환 장관, 딸 특채응시 사실 보고 받아"
  • 전.현직 외교부 고위공무원들의 자녀들이 공무원 채용 후에도 대거 선호지역에 몰려있는 등 특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7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고위직 외교관 자녀 중 외교통상부 본부에 근무 중인 이들은 20명인데 이 중 25%인 5명이 핵심요직인 북미국에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북미국은 전통적인 핵심부서로 기능직을 제외하고 총 26명이 근무 중"이라며 "본부 현원 707명 중 단 3.7%만 갈 수 있는 바늘구멍 같은 보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위직 외교관 자녀들이 일반 직원들에 비해 무려 7배 가까운 높은 비율로 북미국에 배치되는 셈 "이라며 "재외공관에 근무 중인 고위직 자녀 6명도 아프가니스탄에 자원해 근무 중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주미대사관, 주중국대사관, 주일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주이태리대사관 등 선호 공관에 집중 배치됐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외교관의 자녀뿐만 아니라 전·현직 고위 외교관의 지인들 자녀까지 인사 청탁과 특혜를 받고 인턴을 거쳐 특채된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외교부 최고위급 친구의 딸 박○○, 전직 대사의 딸 홍○○, 또 다른 전직 대사의 아들 김○○, 대사의 친척인 전○○…등 구체적인 거론을 하며 "이들은 5급 계약직으로 특채된 후 2년쯤 뒤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유력 인사의 자제들이라는 의혹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특별채용 응시 사실을 한충희 인사기획관으로부터 보고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유 전 장관 딸의 응시 사실을 누구에게 보고했나'고 물었고, 한 기획관은 "밑의 담당자로부터 보고받고 장관에게 보고했다"며 "유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하니 '알겠다'고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