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력 발전을 위해 세운 거대한 터빈이 군 레이더 망을 교란시키면서 미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그린에너지 사업이 새로운 걸림돌을 맞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풍력발전 터빈의 회전날개가 돌아갈 경우 레이더 상에서 항공기와 잘 분간이 되지 않으며 때로는 폭풍으로 오인되기도 해 국방부와 에너지부 간에 새로운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풍력발전 터빈은 높이 120m에 달하는 거대한 탑 위에 삼각 프로펠러 모양의 날개를 설치, 이 날개가 바람을 받아 회전하면 그 힘으로 발전기를 가동하는 구조다.
    군 측에서는 아직 이 터빈으로 인해 레이더가 방해를 받아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터빈을 껄끄러워 하는 입장은 숨기지 않고 있다.
    국방부의 도로시 로빈 차관보는 최근 미 하원 국방소위에서 이 풍력발전 터빈이 일부 군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교육과 실험, 국가안보 분야에서 수용할 수 없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국방부와 에너지부의 이해관계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에너지부는 오바마 정부 들어 그린에너지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풍력 발전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논리도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에서 풍력발전을 연구하는 게리 셰이퍼트는 "작년에도 레이더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풍력발전 사업이 좌초된 바 있다"면서 "풍력발전 사업은 에너지 안보와 국가안보 사이에 끼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천 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 사업이 계획됐다가 국방부와 연방항공청(FAA)의 반대 때문에 지연되거나 무산된 바 있다.
    최근 풍력발전 터빈이 문제가 되는 곳은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모하비 사막 지역이다.
    이 곳은 미국 공군과 해군, 육군 등이 폭탄실험과 저고도 고속 작전, 레이더 실험 및 개발 등을 진행하는 곳이다.
    지난 6월 개발업자 스콧 데반햄 씨가 군의 감시 하에 이곳 3개 공장지대에 풍력발전 터빈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군은 터빈 한 개만 더 세워도 레이더 실험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며 반대했었다.
    군 측에서는 이미 가동 중인 수천 개의 터빈만으로도 FA-18 전폭기를 비롯한 여러 항공기의 목표 탐지 레이더를 실험하는 데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