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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차관 이임식에 나온 것은 내가 기억하기로 처음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16일 열린 차관 이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3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해 온 한 공직자는 이렇게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권도엽 1차관과 최장현 2차관의 이임식에 참석,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덕담을 건넸다.
차관 이취임식에 장관이 참석하지 않는 것이 정부 부처의 관례로 통한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차관인 만큼 장관이 참석하면 차관에게 집중돼야 할 스포트라이트가 희석된다는 의미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 장관은 이런 관례를 깨고 자처해 이임식에 참석했다.
국토부 한 공무원은 "장관님이 두 명의 차관을 한꺼번에 떠나보내는데다가 2년여 동안 함께 보낸 시간들이 못내 아쉬우셔서 손수 참석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2년 6개월동안 국토부 1차관을, 최 2차관은 1년 7개월 동안 국토부 2차관을 지내며 이명박 정부 첫 국토부 장관인 정 장관과 손발을 맞춰왔다.
정 장관도 "장관이 차관 이임식에 나오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내가 나오겠다고 해서 왔다"며 말문을 꺼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두 분 차관들과 계속 호흡을 맞춰서 현안을 처리하는데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이 용퇴한 것은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서운하지만, 흔쾌한 마음으로 보내드린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면서 두 차관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건설교통부 당시 내가 국토계획국 국장으로 왔을 때 입지계획과장으로 있었던 권 차관과 함께 열심히 일했던 1년의 시간이 지금 돌아봐도 가장 의미있었다"고 말했다.
최 차관과는 "미국 유학 당시 내가 처음으로 들었던 워싱턴대 해운 관련 수업을 최 차관도 이수를 했다. 역시 인연의 끈은 놓을 수 없구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정 장관은 "있을 때도 잘해야 하지만, 나갔을 때도 더 잘해 줘야 한다. 내가 수송정책실장을 끝으로 철도청장으로 갔을 때 주무관들이 대개 애를 먹이더라"며 "(이들 차관이 다시 돌아오면) 나중에 큰 코 다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차관 이임식은 다른 이취임식과는 달리 50분 가량 진행돼 정오를 넘겨서 끝났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