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얼굴두껍고 마음검게 살아볼까…"

    홍준표(사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연일 안상수체제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각을 세우고 있다. 당직인선안을 두고 안상수 대표와 갈등을 빚은 다음날인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홍 최고위원은 이날 예고없이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같이 말했다.

  • 홍 최고위원은 "여의도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42%가 정부.여당의 독선독주에 반감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도 안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에 이어 당대표가 되고 나서 첫 인사를 하면서 또 다시 독선독주로 당을 운영하고 앞날을 어둡게 한다"고 작심한듯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또 "어제 당직인선은 화합과 소통을 위한 당직 인선이 아니었다"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였다"고 맹비난했다.

    홍 최고위원은 특정인을 겨냥한 듯 "이번 휴가 기간에 후흑론(厚黑論, 한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어야 한다는 것)을 공부하겠다"며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어야 한다'는 후흑론은 나한테는 잘 맞지 않은 분야이긴 한데, 관련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보겠다"고 했다.

    '왜 후흑론을 공부하는가'란 질문에 그는 "호랑이가 굶주려도 풀은 먹지 않고 선비는 아무리 추워도 곁불은 쬐지 않는다.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지적 하는게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답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운영을) 잘못하면 대표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최고위원은 전날 안 대표가 제시한 당직 인선안에 반발,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홍 최고위원은 "전체 19명 가운데 12명을 자기 경선캠프에 참여한 사람으로 앉히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안 대표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불만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