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전날 사퇴의사를 밝힌 정운찬 국무총리와 관련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이 정 총리를 굉장히 좋아하셨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국민의정부 때도 (정 총리에게) 경제수석과 한국은행 총재를 맡아달라고 한 적이 있지만 정 총리는 '학계에 남겠다'며 거절했다"며 이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나중에 (정 총리가) 서울대 총장이 돼서 김 전 대통령이 '좋은 분이 됐다'며 기뻐하셨다"고 회상한 뒤 "서울대 총장 임명장은 대통령께서 직접 주시는데 총장 임명장 수여 후 나하고 차 한 잔 하면서 '내가 5년간 김대중 대통령을 지켜봤지만 이렇게 정 총장에게 임명장 주면서 해피한 모습을 처음 봤다. 그만큼 좋아하셨고, 기대를 하시는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를 했다"며 정 총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정 총리가 괜히 총리 맡아서 훌륭한 교수, 존경받는 서울대 총장 이미지가 싹 가시고, 세종시 본부장이 된 것은 참 아쉬웠다"고 날을 세우면서도 "나도 국회에서 2번의 대정부 질문을 통해서 정 총리를 만나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비판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국무총리기에 그런 말씀을 했다는 것을 정 총리가 이해하실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7.28재보선 자당 참패와 관련 지도부 총사퇴론이 나오는 데 대해 "총사퇴는 바람직하지 않고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면서 "총사퇴 등으로 당을 시끄럽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반대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현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보다는 수습을 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게끔 초석을 놓고 사퇴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철저한 반성을 위해 대국민 사과, 특히 당원들에게 죄송하다는 지도부의 공식적인 의사 표출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