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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이란 감상의 대상, 즉 우리가 바라보는 경치 그 전부를 말한다.” 서울대학교 임승빈 교수는 우리나라 경관이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수 없이 외국을 돌아다녔지만, 그에게 한국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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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임승빈 교수 ⓒ 뉴데일리
임 교수는 “예전에 강원도 설악산에 올라 붉게 물든 단풍들을 보면서 눈물 나게 아름답다고 느꼈다”라며 “우리의 경관은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은 금수강산이다. 이를 자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관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기도 한다. 이를 현상학적 경관이라 말한다. 즉,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쉼과 활력을 얻고,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낀다.
완벽한 경관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물이다. 예로부터 강은 생활과 문화의 발상지이자, 주요 생활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자원이자 생명의 원천이다. 임 교수는 “사람도 어머니의 물에서 태어난다”라며 “과거에는 무한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물은 유한한 것이며 소중히 하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도시화 산업화 되며 물에 대한 중요성이 잊혀지고, 인공 환경만을 중시해온 그동안의 풍토가 뼈저리게 아프다.
임 교수는 4대강 사업을 두고 “강을 다시 부활시키는 사업이다”라고 말한다. 청계천 복원으로 덮여있던 하천의 뚜껑을 열고 다시금 생활의 중심지로서의 모습을 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열손현상으로 도시의 온도를 약 4도가량 낮췄다. 그리고, 하천을 중심으로 문화가 생성되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도시 속 ‘중앙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임 교수는 그런점에서 바로 4대강 살리기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업을 통해 강이 살아나고, 살아난 강을 중심으로 우리의 삶과 문화가 풍족해 질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4대강 사업으로 잊고 지낸 물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의식을 높이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물을 Most important로 봐야한다”라며 “4대강 사업이 한반도 전체의 물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강 언저리에 있는 도시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과거부터 육지로 하천을 잠식해 왔다. 하천을 빼앗아 흙을 덮고,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 이것이 바로 홍수의 원인이다. 하천의 영영회복. 임 교수는 4대강 사업을 통해 하천의 영역을 넓히고 강을 보는 입장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강이 회복되면 생태계도 자연스레 회복된다”며 “인공적인 경관 조경에 앞서 자연적인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하천의 영역이 확장된다. 매년 홍수피해로 소모되는 수조원의 복구비용이 이로써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임 교수는 구체적으로 수변도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맑고 조용히 흐르는 강. 만일, 그 옆에 들어선 건물이 20층을 훌쩍 넘는 화려한 건물이라면 결국 건물이 자연을 지배하게 된다. 그는 “인간과 건물은 자연 속에 조화를 이뤄 자그마한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좋은 개발’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다시 정립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일 그것을 간과한다면 경관 악화는 물론, 강의 수질 역시 악화된다. 임 교수는 “하천과 전통 경관의 자연적 특성을 살리면서 강변과 조화되는 개발이 필요하다”라며 “4대강 사업이 수익적 도시개발에 중점을 두게 된다면 강을 망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정부의 사업의미 사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