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대한민국 배우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배두나의 영화 '공기인형' 촬영기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2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공기인형'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두나는 "몸도 마음도 힘든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 ▲ 영화 '공기인형'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배두나 ⓒ 뉴데일리
    ▲ 영화 '공기인형'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배두나 ⓒ 뉴데일리

    영화 '공기인형'에서 주인공 노조미 역을 연기한 그녀는 한 겨울에 얇은 원피스 하나만을 입고 촬영을 해야했다. 살갗을 스치는 시린 바람이 뼈 속까지 깊숙히 파고들었지만, 그녀는 "춥다"는 단 한마디를 할 수가 없었다.

    배두나는 "한국 여배우로서 일본 촬영장에서 좀 더 칭찬받기 위해서 성실하고 멋진 배우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춥다고 하면 한국 여배우는 엄살이 심하다고 할까봐 내색하지 않았고, 약속시간도 더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긴장하고 오버하면서 촬영에 임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한민국 배우라는 것이 자랑스럽기 때문에, 자신을 통해 대한민국 배우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인형' 촬영 현장에서 일본 스태프들에게 칭찬받고, 사랑 받으며 일한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녀는 또 영화 속 노출에 대해 "누드신이 여배우로서 왜 힘들고 쑥스럽지 않겠냐"면서 "그렇지만 한국 여배우는 정말 프로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 더 열심히 촬영했으니까, 부디 그 부분을 갸륵히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 ▲ 영화 '공기인형'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배두나 ⓒ 뉴데일리
    ▲ 영화 '공기인형'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배두나 ⓒ 뉴데일리

    배두나의 노력은 이미 일본 영화계에서 큰 수확을 얻었다. 지난해 일본 아카데미를 비롯해 도쿄 스포츠대상 영화제, 다카사키 영화제 총 세 곳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녀는 "3개의 여우주연상을 탔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하나 더 있다"고 웃으며 "네티즌이 주는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특히 그 상은 관객들이 주는 상이었기에 더 뜻깊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배두나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공기인형' 한국 개봉소식을 듣고 일부러 자신을 위해 건너 온 일본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보수적인 일본 영화계에서 외국인인 자신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배두나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기에 너무 놀랐다"라며 "일본에서도 이렇게 외국 사람이 여우주연상을 탄 것은 최초라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로 잘하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했다"라고 말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배두나의 수상은 일본에서도 희귀한 일이었다"라며 "그녀의 섬세한 감정표현이 호평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나는 단 한번도 일본 아카데미에 초청된 적이 없다"라고 말해 객석에 웃음꽃을 피웠다.

    영화 '공기인형'은 어느 날 갑자기 감정을 갖게 된 공기인형 노조미(배두나)가 비디오 가게 점원 준이치(아라타)와 사랑에 빠지며 점차 인간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멜로 영화로 내달 8일 국내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