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도 이런 판사 있을까?

    미국의 떠오르는 별 상원의원의 인생을 바꾼 판사 이야기 

       요즘 한국의 일부 판사들이“공무원이 근무 중 신문을 보는 시간은 공무수행중이라고 볼수없다” 같은  무리한 법해석을 통해 시국사범들을 거의 모두 무죄 판결하여 사회질서 파괴를 염려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미국에서는 요즘 한 지방법원 판사와 그의 독특한 판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쎄일럼 지방법원 원장을 지낸 Samuel Zoll 판사. 76세의 이 은퇴 판사가 하루 아침에 스타 법조인으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지난 1월 19일 매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주의회 상원의원 Scott Brown(50세)이 예상을 깨고 당선, 연방의회 상원에서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할 중요한 1석을 공화당에 안겨줌으써 미국 정치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투표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후보인 Martha Coakley(여성/주 검찰총장)가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모두 예상했다. 왜냐하면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1972년 이후 공화당원이 연방상원의원으로 선출된 일이 한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 사망한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이 47년간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메꾸는 보궐선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거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로 끝났다. 토끼 격인 코클리(Coakley)후보가 코를 골고 자고 있는 동안 거북이 격인 브라운이 낡은 트럭을 타고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선거운동을 전개, 승리의 월계관을 썼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선거기간 중 The Boston Globe 신문 기자로부터 “당신은 과거에 범죄를 저지르고 구속된 일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캇 브라운의 부모는 일찍 이혼했다.(이들 부부는 각각 세 번이나 더 이혼을 한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외조부모한테 맡기고 밖에 나가 일을 해야만 했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스캇은 문제아가 되어갔다. 그는 동네 불량소년들과 어울렸다. 그가 12살 되던 해 어느 날 그는 농장에서 입는 오버롤(상의와 하의가 붙은 작업복)을 입고 어느 마켓에 들어가 음악 레코드판을 몇 장 훔쳐 옷속에 감추고 나오다가 잡혔다. 그는 구속되었다. 그는 담당 판사 (쌔뮤얼 조올)한테 불려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대화가 진행되었다.

    판사: 너 음악을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스캇: 네, 음악을 아주 좋아합니다.
    판사: 다른 것 좋아하는 건 없느냐?
    스캇: 농구도 좋아하고, 달리기도 합니다.
    판사: 농구 실력은 어떠냐?
    스캇: 한 게임에 30점 내지 40점은 올립니다.
    판사: 형제들은 있느냐?
    스캇: 네, 이복 동생이 하나 있고, 이복 누이 동생들도 몇 있습니다.
    판사: 그래? 동생들이 너를 우러러 보고 잘 따르느냐?
    스캇: 물론입니다.
    판사: 좋아. 그런데, 네가 교도소에 들어가 농구하는 모습을 동생들이 보고싶어 할 것 같으냐?
    스캇: (말문이 막힌다)
    판사: 지금 대답하기 곤란하면 다음 주까지 글로 써서 제출해라. 1500 단어 이내로 반성문을 써내, 알았지?
    스캇: 네, 판사 님 

      스캇 브라운은 반성문을 써냈고 곧 풀려났다. 그는 조올 판사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하여 다시는 훔치는 일을 하지 않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76세인 Samuel Zoll 판사는 17세 소년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후 고향 Salem (보스턴 근처에 있는 작은 도시)으로 돌아와 고향의 시장이 되었고 나중에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 판사가 되었다. 청소년 범죄에 관심이 많았던 조올 판사에게는 또 이런 일도 있었다.  
       한번은 유복한 가정의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고 법정에 섰다. 조올 판사는 소년의 아버지가 돈벌이에만 신경을 쓰고 자식 교육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소년을 교도소로 보내는 대신 30일간 자기 집에서 부모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라고 판결했다. 판사는 보호관찰관을 매일 그 집에 파견하여 판결 이행 여부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조올판사는 지방법원장을 끝으로 법조계를 떠났으나 지금도 고향 Salem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일화를 보도한 신문 기자는 “이런 판사가 요즘도 있을까?"라는 말로 기사를 끝냈다.    

       한편, 조올 판사 덕분에 새 사람이 된 스캇 브라운은 보스턴의 탑흐츠 대학교를 나와 보스턴 대학 Law School에서 공부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그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1959년 메인 주 에서 출생 후 부모를 따라 매사추세츠 주로 이사.
    1981년 Tufts University 졸업 (재학 중 학비를 벌기 위해 백화점 남성복 model 노릇을 했고 1982년  Cosmopolitan 잡지에 의해 ‘미국 최고의 쎅시한 남성’으로 선발되어 누드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
    1985년 Boston College Law School 졸업, 변호사 시험 합격 후 개업.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는 한편 주 방위군 법무관으로도 근무. 공수부대 훈련도 받음.
    1986년 Gail Huff와 결혼, 그 후 두 딸 태어남.
    1992년 매사추세츠 주 렌덤 시 부동산세 조정관으로 당선
    1993년 부인이 보스턴의 WCVB TV 방송기자가 됨
    1998년 주의회 하원의원 당선
    2004년 주 상원의원 당선
    2006년 딸 에일라, ‘American Idol' 음악 경연에서 준결승까지 진출. 이 딸은 그 후 앨범도 낼 정도로 유명해 짐. 그녀는 Boston College 농구선수이기도 함.
    2009년 연방상원의원 당선. 2012년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거론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