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에도 영하권이던 8일 청계광장 근처에서는 북한의 인권 현실을 개탄하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울리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대학생 박총명 씨(28). 평범한 학생이었던 박씨가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통일교육원에서 열린 통일 캠프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처음 탈북자를 만났을 때 너무 놀랐어요. 제 또래의 학생이었는데 못 먹어서 중학생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친구들끼리 장난칠 때 탄광이나 가서 일해라고 놀리곤 했는데 그 탈북자 친구는 정말 탄광에서 일하다 왔다고 했어요.”

  • ▲ 청계광장에서 1인시위 중인 대학생 박총명씨 ⓒ 뉴데일리
    ▲ 청계광장에서 1인시위 중인 대학생 박총명씨 ⓒ 뉴데일리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상황을 알게 되자 박씨는 북한 알리기 전도사를 자청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기도모임을 갖다가, 발로 뛰기 시작했다.
    "제가 학생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어요. 좀 더 많이, 정확히 북한 인권에 대해 알고 싶어서 관련 서적들을 탐독했죠. 학생회 활동을 한 덕분에 학교에 건의해 탈북인권 운동하시는 분들을 모시고 강연회를 열기도 했어요."

    그의 활동은 주로 학교에 국한된 듯 보였다. 적어도 로버트 박이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북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랬다.
    "로버트 박 선교사님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북한 사람들을 위해 북으로 가셨어요. 미국인이기 때문에 국제적 관심이 높은 게 사실이었죠. 전 북한 인권을 생각하는 한국인으로써 부끄러웠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죠."

    박씨는 어른들보다도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저는 믿거든요. 분명히 저처럼 북한 인권상황을 알고 안타까워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요. 대학생들 물론 바쁘죠. 영어공부도 해야 하고, 취업준비도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 나서줬으면 좋겠어요."

    한동대에서 경영경제학을 전공하는 박씨는 한가한 청년이 아니다. 졸업을 한 학기를 남긴 이른바 취업 준비생이다. 
    "졸업 후 제가 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정치범 수용소도 사라지고, 국경을 개방해 국제 사회 원조도 받고 인권도 개선된다면 제가 할 일이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