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동이 트기 무섭게 여야의 조기 당권경쟁에 불이 붙었다.

    한나라당은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정세균 대표의 임기가 6개월이나 남은 민주당 역시 조기 당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우선 한나라당은 지난해 예산정국을 거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에 큰 생채기가 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현 체제로 6월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지배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회동’ 제안을 비롯해 각종 현안 대처에 따른 그의 리더십 부재는 비록 원내 문제이긴 하나 연말 정국에도 별다른 영양가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장광근 사무총장이 2~3월 조기전대를 언급한 이후 당내 소장파와 개혁파를 중심으로 요구가 이어지면서 슬슬 차기 후보군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에서 2~3월 조기전대를 검토하는 실무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은 정 대표가 ‘승계직 대표’라는 꼬리표와 운신 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권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친이계에선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 안상수 원내대표가 물망에 오른다.

    이 위원장의 경우 내년 7월로 예정된 서울 은평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할지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다. 안 원내대표의 경우 당권과 국회의장직을 두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사직 재선에 무게를 둔 가운데 아직까지 전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재희 복지부장관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범친이계로 분류되기도 하는 중립성향 홍준표 의원은 이미 출마의사를 굳혔다.

    친박계에선 홍사덕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친박계에서 마땅히 나설 주자가 없는데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정세균 대표의 임기가 6개월이나 남았지만 이미 10여명 가까이가 예비후보군에 올라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조직표 확보에 나서는 등 보폭을 넓히면서 후보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유력한 주자는 역시 정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 ‘빅3’다. 3자 대결 구도로 갈 경우 민주당 전대는 차기 대선후보 경선의 전초전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각 계파별로 모임도 자주 갖으며 세 확장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손 전 대표가 항상 강조해 왔던 말이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 아니겠나. 당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386세대의 대부로 불리는 송영길 최고위원이 기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고, 구 민주계 박주선 의원, 김효석 의원 등이 나설 전망이다. 대중적 지지가 높은 천정배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 정책위의장 등이 당권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선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던 한화갑 상임고문도 최근 동선을 넓혀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