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힘을 내서 살아야죠. 도움줄 수 있는 사람은 좀 주고, 도움 받아야 할 사람은 좀 받아야죠."

    이명박 대통령은 지적장애 1급인 딸을 두고, 조카까지 부양해야 하는 짐을 진 한 아주머니의 눈물을 다독였다. 10평 남짓 좁은 임대아파트에 들어선 이 대통령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린 아주머니는 "여태까지 참고 용기내고 살고 있는데 너무 힘이 든다. 죽고 싶을 때도 있었다"며 서러움을 털어냈다.

    이 대통령은 기독탄신일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강서구 노후 영구임대아파트를 찾아 장애인 모녀, 소녀가장 세대 등을 방문해 격려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후 강서구 등촌동 영구 임대아파트의 장애인 모녀 세대를 방문해 선물을 전달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후 강서구 등촌동 영구 임대아파트의 장애인 모녀 세대를 방문해 선물을 전달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먼저 정부 보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장애인 모녀 세대에 10kg짜리 쌀포대를 직접 들고 찾아갔다. 이 쌀은 지난 5월 경기도 안성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모내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집사람이 만들었어요"라며 부인 김윤옥 여사가 손수 준비해준 밑반찬을 꺼내 놓았으며, 장애를 가진 딸에게는 좋아하는 색상까지 맞춘 겨울 점퍼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한참 동안이나 아주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끄덕이며 경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쌍둥이 여학생이 살고 있는 인근 소녀가장을 방문했다. "얘들아 너희들이 좋아하는 컴퓨터 가지고 왔다"며 들어선 이 대통령은 쌍둥이의 예상보다 밝은 표정에 마음이 놓였다. 학생들은 김 여사가 미리 선물해준 책상에 대해 "너무 예쁘다고 전해주세요"라고 이 대통령에게 부탁하는 등 쾌활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이 선물한 MP3를 받아들고는 "학교에 가서 자랑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당당하게 커야지. 세상을 밝게 보고"라며 "누구 탓도 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후 강서구 등촌동 영구 임대아파트의 복지관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함께 트리를 장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후 강서구 등촌동 영구 임대아파트의 복지관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함께 트리를 장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임대아파트 복지관 내 어린이집에서는 '산타MB'로 변신,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과 함께 내년 소망을 적은 '복주머니'를 만든 이 대통령은 한 어린이가 "저는 에너지를 절약하겠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아껴 쓰겠습니다"라고 쓴 소망을 "이거는 공개해야겠다"며 크게 읽어줬다.

    '청와대는 넓어요?' '어떻게 생겼어요?' '안에는 어때요?'라는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질문이 쏟아지자 이 대통령은 "너희들이 청와대에 관심이 많구나. 직접 봐야겠다"며 즉석에서 청와대 초청을 약속했다. 어린이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캐롤을 합창하며 어린이들의 안무를 따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쓴 대로 내년에 약속을 지키자. 너무 좋은 소망이 많은데 그대로 지켜야 돼요"라면서 어린이들과 '빈 방 불끄기'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만나자"며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나타냈고, "어린이들 잘 봐 달라"면서 보육교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