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일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이OO씨. ⓒ 방송화면 캡처 
    ▲ 9일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이OO씨. ⓒ 방송화면 캡처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한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밝힌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일 방송된 '미녀들의 수다'에선 "미녀, 여대생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여대생 12명을 초대, 그들의 연애관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중 홍익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OO씨는 "키 작은 남자가 싫다"면서 "외모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시대에서 키는 경쟁력이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생각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전개했다. 이 씨는 "내 키가 170cm이니까 최소 180cm는 돼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이 씨는 프랑스의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의 예를 들며 "배우자인 카를라 브루니의 키가 더 커서 언론의 가십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듯 키 작은 남자 대부분이 놀림거리가 되는 거 같다"고 설명, 개별적인 사안을 섣불리 일반화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직후 이 씨의 망언(?)은 네티즌의 공분을 샀고, 10일 내내 각종 인터넷사이트에선 이 씨에 대한 성토와 비난이 이어졌다.

    '김프로'라는 네티즌은 "미수다는 물론 '무도' 등 여기저기 등장하는 걸로 봐선 연예계 진출을 노린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탤런트로 데뷔할 경우 첫 역할은 무조건 악녀일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이라는 네티즌은 "안녕하세요 전 루저입니다. 저는 인생의 패배자입니다"라고 말하며 이 씨의 발언을 비꼬는 댓글을 달았다. 이외에도 또 다른 네티즌은 "너야말로 루저"라며 "지금 이OO은 단순히 우리나라 남자들한테만 시비를 건게 아니다. 이건 전 세계의 180 안 되는 인류에게 싸움을 건 것"이라고 말하기도.

    이처럼 자신의 발언에 대해 네티즌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 씨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방송 대본에 '루저'라는 단어와 함께 내가 방송에서 말했던 그대로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고 밝히며 "물의를 일으켜 너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대본에 있는 그대로 말한 저도 잘못이 있겠지만 작가님들은 대본을 따라주길 원하셨고, 그 대본에는 ‘루저’라는 단어와 함께 제가 방송에서 이야기 했던 그대로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고 말하면서 "물론 저의 이야기를 듣고 상처를 받으시거나 기분이 불쾌하셨던 분들께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화가 풀리지는 않으시겠지만 제가 했던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미수다' 방송 제작진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대본이 있는 건 맞지만 반드시 그대로 멘트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며 본인이 의사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

    한 제작 관계자는 "방송 전 출연진의 의견을 듣고 시작을 한다"며 "주제별 토크는 출연자 본인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변명 역시 궁색하기 이를데 없다는 게 네티즌의 주장. 한 네티즌은 "이 씨가 정말 대본대로 발언한 것이라면 정말 문제고, 만약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그대로 방영한 것은 분명한 제작진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얼마전 외국인 출연자가 한국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미수다'가 이번엔 키 작은 남자 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며 "공영방송이 단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선정적인 방송을 일삼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