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루스 공항에 도착 직후 숙소인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 영빈관)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오바마 행정부 핵심 각료들의 예방을 받고 분야별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먼저 커크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발효를 위한 양국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는 경제적으로 양국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내  기능 등 전략적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 관점으로 검토해 조속한 의회비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커크 대표는 "한미FTA가 양국에 매우 중요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동아시아에 미치는 상징성이 있다는데도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미국 국민에게 한미FTA가 미국 국익에 부합하며 일자리 창출로 경제위기 극복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약속한 것은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여러 현안이 있겠지만 한미FTA가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미FTA 진전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접견 모두에서 이 대통령과 커크 대표는 시장 출신(각각 서울시장과 댈러스시장)이라는 공통 경험이 화제가 됐다. 커크 대표는 "미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성공한 경험을 참고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인사를 건넸으며 이 대통령은 "커크 대표가 댈러스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전례없는 경제적 발전과 성장을 이룬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해 텍사스 경제를 활성화했으니 한미FTA와 미국 경제 회복에도 역할을 해달라"고 격려했다.

  • ▲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핵심관료들을 연이어 접견했다. ⓒ 뉴데일리
    ▲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핵심관료들을 연이어 접견했다. ⓒ 뉴데일리

    이어 이 대통령은 게이츠 국방장관을 만나 약 30분간 한미 동맹 미래발전 및 공고한 안보태세 강화, 그리고 북한 핵, 미사일 문제 대처방안 등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일련의 도발을 감행하고 있으나 한미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며 대응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 행위는 국제평화를 위협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 핵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더 확고한 동맹 아래 방어역량 및 확장된 억지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잘못된 행동을 보상받고 다시 대화를 되풀이하는 과거 방식은 더 통용될 수 없으며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원칙에 입각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6자회담 5개국이 공동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밝혔으며 게이츠 장관도 공감을 표하며 "여러 대처방안을 변경시킬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가이트너 재무장관, 클린턴 국무장관을 차례로 접견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공조방안과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을 각각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에게 "남북 관계에서 미국이 보여준 단호한 모습이 북한 문제 해결에 큰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 접견장에서는 기자들의 취재경쟁으로 포토라인이 잠시 무너지는 등 양국 언론이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