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민주주의가 열어놓은 정치공간에 실용보다 이념,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가 앞서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10항쟁 22주년 기념식에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확고하게 뿌리내렸다"고 평가한 뒤 "하지만 민주주의의 제도적, 외형적 틀은 갖춰져 있지만 운용과 의식은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내분에 휩싸인' 여당과 '거리로 나온' 야당의 대치로 6월 국회 개원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서울시청 인근에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불법과 폭력시위에 대한 엄정 대응 원칙을 재차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낳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어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도 우리가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합리적 절차와 제도 그 자체이며 계속 보완하고 소중히 키워가야 할 가치"라며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를 더욱 깊게 이해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성숙한 민주주의는 사회 모든 곳에서 독선적인 주장이 아니라 개방적인 토론이, 극단적인 투쟁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가 존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숙한 민주주의는 성숙한 시민이 자율과 절제, 토론과 타협을 통해 만들어 가는 위대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추가 도발 위협, 글로벌 경제위기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이럴 때 일수록 차분하고 신중하게 공익과 국익을 우선하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사회갈등과 분열보다는 사회통합과 단합을 이루는 기제가 되도록 모두 노력하자"며 "성숙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대통령인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