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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시는 지난 20일(한국시간 21일) ‘스마트 미터’ 100만 대를 가정과 사업장에 신속히 보급하기 위해 2억 달러의 지원금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미터’란 전력 소비자에게 보다 자세한 에너지 사용 정보를 알려주는 장치를 말하며, ‘플로리다 파워 & 라이트(FP&L)’ 전기회사가 마이애미 북부에 위치한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이미 10만 대를 서비스 중이다.
제너럴 일렉트릭과 시스코 시스템즈의 CEO들이 함께 한 가운데 이루어진 이번 발표는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의 개념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능형 전력망’이란 전력 공급을 보다 정밀하게 감시 및 조절함으로써 전력을 절약할 수 있는 차세대 디지털 전력 전달 시스템을 말한다.
조셉 바이든(Biden) 미 부통령은 지난 16일 미주리주 제퍼슨시에서 한 연설에서 경기부양 자금 가운데33억 달러 이상을 지능형 전력망 보급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의 일부는 변압기, 전선, 스위치 등의 전력망 보급과 고압 전력망 센서 설치 등에 사용될 예정이며,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운용자가 장비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점들을 더욱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다.
FP&L이 주력하고 있는 기능은 그 밖에도 두 가지가 더 있다. 스마트 미터는 데이터를 본부로 전송할 수 있으며, 고객이 동의하면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을 본부에서 원격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사전 동의를 거친 상태에서 전력회사는 기온이 치솟는 날 고객의 가전제품을 차단, 최대 전력 소모량을 원격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는 일부 전력 회사들이 스마트 미터의 도움 없이도 이미 적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스마트 미터는 시간 단위로 고객에게 전기세를 알려주는 추가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전기세가 더 비싸지는 최대 전력 사용 기간 동안 집주인이나 사업주가 직접 전기 사용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시간 단위로 전기세를 책정해야 한다. FP&L은 현재 요금표를 작성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모회사인 FPL그룹의 CEO 루이스 헤이 3세(Hay)는 아직 회사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목적에 맞는 새로운 요금체계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 시스템즈의 회장인 존 T 체임버스(Chambers)는 제조업체들이 ‘스마트’ 장치를 비롯한 여러 가지 디지털 장비를 설치하려 했었지만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려면 인터넷이 보다 완벽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한, "신(神)이라 해도 350개가 넘는 다양한 프로토콜을 동시에 진행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기술 수준은 표준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가동시켜 지능형 전력망과 장치들을 소통시키는 정도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지능형 전력망 옹호자들은 지능형 전력망을 통해 풍력이나 태양열 같은 간헐적 에너지원을 전력 시스템에 흡수하고 전력 부하를 원활하게 분배함으로써 안정적인 전력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전력 사용량과 가격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아는 것만으로도 많은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전원을 차단하게 되리라고 말한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R 이멜트(Immelt) 회장은 "이 시스템을 통해 10-15%에 달하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스마트 미터의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실버 스트링 네트워크사의 회장 스코트 랭(Lang)은 일반 기계식 미터기 한 대의 제작비용이 100-145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스마트 미터의 경우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기 때문에 20년 이상 수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애미 시는 스마트 미터 설치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년 내에 그 계획을 시행하려면 경기부양정책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