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카르트가 사랑한 사팔뜨기 소녀 ⓒ 뉴데일리
    ▲ 데카르트가 사랑한 사팔뜨기 소녀 ⓒ 뉴데일리

    어느 날 데카르트는 자신에게 이상한 성향이 있음을 자각한다. 사시(斜視: 사팔뜨기)만 보면 왠지 친근감을 느끼고 이유 없이 호의를 베푼다는 것. 결국 어린 시절에 한 소녀를 사랑한 적이 있었고, 그녀의 눈이 사시였음을 기억해 낸다. 사랑의 감정이, 사시라는 결점(일 수도 있는 특질)에 무의식적으로 좋은 감정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도 혹시 데카르트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의 지배를 받고 살고, 매일 매일의 중요한 판단도 무의식 중에 경험의 지배를 받는 건 아닐까?
    데카르트의 일화를 비롯, 프로메테우스와 불, 욥과 사금파리, 아리스토텔레스와 직조기, 클레오파트라의 코, 카이사르와 루비콘 강, 돈키호테와 풍차 등 25개의 친숙한 에피소드의 배경에는 어떤 철학적 의미가 숨어 있는지, 거기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들려준다.

    철학박사인 저자 앙리 페나-뤼즈(Henri Pena-Ruiz)는 파리 정치대학 교수로 광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종교의 도구화를 비판하고, 비종교성을 인류 보편적 가치로 인정한다. 저서로 ‘비종교성’ ‘학교’ ‘비종교성의 역사, 이상의 창세기’ 등이 있다.
    기파랑 펴냄,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