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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조립라인을 돌고 있지만, 이들 자동차는 한국산 배터리에 의해 구동되고 있다(New plug-in hybrids roll off our assembly lines, but they will run on batteries made in Korea)"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미국 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청정, 재생 에너지를 동력화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선도할 것"이라며 녹색성장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동차 업체의 잘못된 관행을 보호해서는 안되지만 경쟁력을 갖춰 구조조정하겠다는 목표를 약속한다"며 자동차 산업 회생 의지를 강조했다.
오바마가 언급한 '한국산 배터리'는 LG화학이 지난 1월 제너럴 모터스(GM)에 단독 공급 체결을 맺은 '리튬폴리머 배터리'다. GM이 2010년 양산할 예정인 세계 첫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Chevrolet Volt)'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충북 오창테크노파크에 2010년 상반기까지 추가적으로 GM용 양산 채비를 갖춘 후, 2010년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 6년간 GM에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
GM이 2010년 하반기에 양산할 예정인 시보레 볼트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전기자동차(EREV,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로서 배터리가 동력의 보조수단으로만 작용하던 기존 하이브리드카(HEV, Hybrid Electric Vehicle)와는 달리 순수 배터리 힘만으로 구동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이다.
기존 HEV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면서 연료소모가 적은 정속 주행시에는 가솔린 엔진으로 구동하고 연료소모가 많은 시동 및 가속 주행시에만 전기모터(배터리로 구동)를 중심으로 달리지만, EREV는 초기 40마일은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로 운행하고 40마일 운행 이후에는 엔진에서 발전된 전기를 충전해 운행하는 방식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개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산 배터리'를 지목한 것은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자동차의 핵심 중의 핵심기술이 바로 출력이나 안전성을 담보하는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GM이 어느 나라 배터리를 선택할 것인가에 세계가 주목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수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적을 미국 자동차 업계의 미래 대비가 미진하다는 점을 질타한 것으로 해석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 먼저 진입한 일본을 역전했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GM 수주를 계기로 정부가 제시한 '차세대 녹색기술(Green Technology)'의 대표격인 HEV/EV용 배터리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져 한국의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오는 7월과 9월 양산 예정인 하이브리드카 아반떼와 포르테에도 LG화학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은 시보레 볼트용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당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부터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은 쾌거"라며 "LG화학 60여년 역사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초대형 사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