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2월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국회 교섭단체 3당,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과창조의모임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회담을 가졌다. 전날(29일) 3당 원내수석들은 '인사청문회 실시 뒤, 대정부질문'이라는 민주당측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고 나머지 일정은 30일 다시 협의키로 했다. 민주당은 용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정원장 내정 철회를 요구한 반면, 한나라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재개된 회담이다.
먼저 도착한 쪽은 한나라당 주호영 수석. 뒤이어 곧바로 선진과창조모임 이용경 수석이 들어왔다. 이날 10시부터 시작된 민주당 의원총회가 길어져 서갑원 수석의 참석이 늦어지자, 주 수석은 농담조로 "힘 자랑하나"며 "여당은 뭔가를 자꾸 받아내야 하고, 야당은 발목만 잡으면 끝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172석까지 줬는데 왜 자신있게 못하냐'고 하는데 사실 이런 문제 있다"고 토로했다.이에 대해 이 수석은 "한나라당에서 소수 의견을 수렴하자는 의견이 있느냐"고 물었고, 주 수석은 "있다. 미국 같은 경우는 다수가 오판을 하면 다음 선거에서 여론이 심판하는데 우리는 소수가 자기만 생각해 몸으로 막고 점거한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이 "그래도 미국은 대통령이 노력을 보이지 않느냐"고 반박하자, 주 수석은 "우리도 그랬다. 야당 대표 불러다가 밥 한번 먹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노력하는데 성사가 안돼서 그렇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주 수석은 이어 민주당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언론에 안 알려져서 그렇지 실제로는 (우리가)노력을 많이 한다"며 "야당 대표들이 혼자만 독대해달라는 경우가 많아서 (대통령 만남이)성사가 안돼 그렇지, 내용을 모르는 분이 보면 노력조차 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10분 후, 서 수석이 들어오자 주 수석은 "오늘은 의견을 좁혀서 좀…"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서 수석은 "그러니까 용산 문제 좀 어떻게 해달라"며 "폭력재발 방지와 대통령 사과를 전국민이 원하지 않느냐"고 응수했다. 주 수석은 "국정조사야 늘 (민주당이)주장해온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고, 서 수석은 "무고한 국민 6명이 공권력 투입으로 희생되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그러자 주 수석은 "할 얘기 다하네"라며 혀를 내둘렀다.
주 수석은 앞서 이날 아침 한나라당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어느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오늘 11시에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