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오 복귀설'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가 "우리(친박계)에 대한 전쟁선포"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와 상관없이 그의 복귀만으로도 당내 친이-친박 양진영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재오씨가 들어오면 가만 있겠냐. 입각설도 있고, 국정원장설도 있고 뭔가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이 전 최고위원이 돌아올 경우 이명박계의 대표적 강경파인 그가 친박진영을 겨냥한 정치적 공격을 할 것이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친박계는) 지금 완전히 무장해제하고 있는데, (이 전 의원이) 들어온다면 이쪽을 또 치려고 할테니까 '또 전쟁이 시작되는구나' 신발끈을 동여매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의 복귀에 맞춰 대응태세를 갖출 것임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의원측의) '2차 작업'(친박연대 죽이기)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친박계의 좌장으로 자리잡았다. 친박계 의원들의 컨트롤 타워라 할 수 있는데 그래서 그의 '이재오 복귀' 관련 발언은 큰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여지가 크다. 그러나 김 의원의 발언이 당장 당내 친이-친박 양진영간 갈등을 촉발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회가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보이는 상황이라 '친이-친박' 진영간 다툼은 자당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25일까지는 대화를 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법안 강행처리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무시할 수 없어 이 시간까지 최대한 여론을 설득해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당이 친이-친박간 신경전을 벌일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쟁점법안 처리에 적극적인 친이명박계 의원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인지 김 의원의 발언에 친이 진영은 반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최고위원의 핵심 측근 의원으로 알려진 진수희 의원은 발언을 아꼈다. 2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진 의원은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묻자 "뭐… 직접 듣지 않은 이야기 인데…"라며 "(김 의원의 본뜻과) 기사화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확전을 피했다.

    진 의원은 "국회가 난리인데 내부에서 그쪽(친박)에서 말 한마디 한 것 갖고 대꾸해 말싸움 하면 국민이 짜증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 분이 기사에서 느껴지듯 그 정도 생각을 갖고 이야기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