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감장 밖에서도 여야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에서다. 이날 여야 3당은 국감 중반에 이슈가 된 쌀 직불금 부당 수령 문제와 국감 사찰 논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금융위기와 관련해 세계가 전부 은행에 지급보증을 하고 있는데 한국만 하지 말라고 하는 정당은 없을 것"이라고 민주당에 총구를 겨눴다.

    이에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쌀 직불금 문제로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직불금 수령문제는 농민의 피땀과 국민 혈세를 가로챈 '파렴치한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원 원내대표는 "이 일(직불금 부당수령)에 대한 전면적이고 명백한 발표와 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제기된 정보기관의 국정감사 사찰을 두고 '정치사찰'이라며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 내용이 두 시간 내 국정원이나 경찰청에 문서로 보고된 사태는 정부의 권능에 관한 위기일 뿐 아니라 국회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며 "명백한 규명과 사후 대책이 있어야 하고,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가 갑자기 "한마디만 더 하겠다"며 발끈했다. 홍 원내대표는 "쌀 직불금은 민주당 정권하에서 만들어진 제도고, 민주당 정권 하에서 부당하게 지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사찰'이라는 것은 몰래 숨어서 조사하고 관찰하는 것"이라며 "DJ(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정권때도 다 기관협조 차원에서 했던 것을 사찰로 몰고가는 것은 옳지 않다. 국감 현장은 언론에도 공개되고,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중계되고 있다"고 불쾌해했다. 그는 "사찰문제는 자유당 시절 '백주의 테러는 테러가 아니다. 테러는 몰래 뒤에서 숨어서 하는 것이지 '공공연하게 내놓고 하는 것이 어떻게 테러냐'는 얘기가 있었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재발하는 것이 국민들이 우려하는 '공안정국'"이라고 맞섰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전·현정권을 망라해서 그동안 집행실태와 개선책이 논의돼야 한다"면서 "여·야·정 정책협력기구를 정례적으로 만들어서 제도화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