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에게 대북 특사에 대한 의견을 구한 적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관련, 북한이 제3국을 통해 신참 사병이 실수한 것이라는 말을 전해 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DJ의 복심으로 알려진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은 주장을 했다. 민주장에 복당한 박 의원은 대북특사 파견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이 북측과 대화 하기 위해 특사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답한 뒤 "직간접적으로 꼭 그러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김 전 대통령에게나 내게도 (대북 특사 관련) 의견을 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때 우리 대통령(DJ)은 '특사 파견은 필요하다' '과거 정부에서 이러한 경험을 가졌던 임동원 국정원장이나 박지원 비서실장, 또는 실무 책임을 맡았던 서훈 전 국정원 3차장, 이런 분들도 간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특사는 이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할 수 있고, 향후 5년간 이 대통령과 일할 수 있는, 일할 사람이 가야 북측에서 신뢰할 것'이란 조언을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대북 특사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이 심중에 두고 있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고 사회자가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의원을 거론하자 "제가 이 의원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또 "특사 파견에 이명박 정부는 좀 부정적인 것 같다. 뒷거래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 박 의원은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미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도 키신저라는 특사가 가서 비밀리에 했고, 모든 외교사를 보면 사회주의 국가나 미개발 국가는 처음에는 특사가 정비 작업을 하고 거기에서 어느 정도 확실한 성공이 이뤄질 때, 양국 관계가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시안적으로 볼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나 청와대에서, 보수 세력에서 열린 마음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금강간 관광객 피격 사건과 관련해서도 "그 문제와 남북 문제는 분리 대응했으면 차라리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이례적으로 북한에서도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유감 표명을 했고, 사실 제3국을 통해 '신참 사병이 실수 했다'는 말을 전해온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