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대 전반기 국회의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김형오(5선, 부산 영도)-안상수(4선, 경기 의왕·과천)후보의 경쟁에서 김형오 후보가 제18대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140표 중 과반수를 득표하면서 국회의장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이번 경선은 여당 사상 유례없는 일이란 점에서 선거기간 내내 관심을 끌어왔다.

    기호 1번을 배정받은 안상수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국회의장은 선수에 의해 뽑혀야 한다는 게 나를 압박했다. 그러나 4선 이상이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면서 "국회의장을 선수로만 뽑으면 수도권에서는 꿈도 꾸지 말라는거다. 수도권은 2000~3000표로 승부가 갈리는데 선수로만 국회의장을 한다면 수도권에서 4선 이상은 없다. 이것은 너무 불합리하다"며 김 후보의 '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맡는게 순리'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어 "17대 임채정 국회의장도 4선이면서 5선의 김덕규 후보에게 승리했던 전례가 있다"고 한 뒤 "그리고 나이는 내가 김형오 의원보다 2살 더 많다. 인생의 경륜을 꽃피울 나이다. 4선 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원내대표 시절 일했던 자료들을 들고 나와 "이것이 내가 싸워 온 피나는 역사다 국정원 권력기관과 싸운 보고서다. 안상수의 피와 땀이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나의 치열한 투쟁이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인정받아서 국회의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이것이 참조돼서 내가 국회의장 되는 게 순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이만섭, 김원기, 임채정 의장에 이어 연달아 4번째가 동아일보 출신이 돼서는 안된다"며 "김 의원이 인터뷰를 하면서 '사실 내가 친박의 원조'란 말을 했는데 그것은 국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경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나는 모든 계파를 떠나 오로지 능력과 열정, 비전으로 선택 받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기호 2번 김형오 후보는 "사실 안상수 후보와 나는 참 친하다. 내가 원내대표 할 때 대여 투쟁을 함께 했고, 원내대표도 나 다음으로 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부득이하게 나라도 어수선한데 (국회의장 경선을 치르게 돼)송구스럽고 안타까운 말씀 가눌 길 없다"고 운을 뗐다. 김 후보는 "나라가 혼란스럽다. 촛불 집회의 촛불이 꺼질 줄을 모른다. 권위주의 시절도 보기 힘든 일"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국민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MB정부는 국민적 차원에서 성공해야 한다. 정권적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국민적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며 "나는 한나라당 대선 공약을 주도적으로 만든 사람이고 대선 후에는 이 정부의 밑그림을 그렸다"며 자신의 경력을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현안 문제를 장외투쟁 한번도 안하고 모두 해결했다. 저쪽 민주당도 감히 발목잡는 소리를 못했다. 국회 바꿀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내가 안 후보보다 원내대표를 조금 더 먼저 했다. 또 오래 했다. 한나라당 역사상 최장수다. 또 나는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어 "나이는 내가 1살이 아래지만 선수는 안 후보보다 한칸 높다. 선수, 이것은 국회의 불문률이다. 우리 당내 4선 의원이 8명이나 된다. 부의장, 원내대표 등등 이 분들과 상생과 조화를 이루려면 선수를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나는 화합형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다. 이제 전쟁은 끝났다. 여야가 머리 맞대고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 보여줘야 한다. 나는 그런 걸 해낼 수 있다. 여야로부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회의장상을 만들어 낼 것"이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는 "내가 실패한다면  2년간 어떤 당직도 안맡고 백의종군하겠다. 대한민국 미래가 여러분 선택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원총회는 총 153명의 의원 중 145명이 참여해 투표했고,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한 김 의원이 제 18대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의원의 승리 요인은 초기부터 친박 일괄복당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온건파로 분류된 점이 득표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