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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8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세계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과감한 기업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염곡동 한국소비자원에서 가진 업무보고에서 "세계와 경쟁하는 속에서 어느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에서는 싸울 수가 없다"며 "과거 머물렀던 여러가지 규제에서 벗어나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를 벗어나더라도 (공정위가) 감독할 수 있다. 모든 규제를 묶어놓으면 감독할 일이 뭐가 있나"며 "자유롭게 해놓고 감독하는 것이지 하나하나 묶어놓고는 우리 시대의 기업들이 경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위는 그 명칭대로 공정거래를 활성화시켜야 기업과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부분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제까지 오히려 기업 역할을 위축시켰고, 시장경제를 위축시킨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에서 공정거래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보다 단순히 처벌위주로 해왔다는 것에서 다소 부정적인 것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새 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원자재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국제금융시장이 혼미상태에 빠지는 등 예측불허상황에서 정말 국민이 바라는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미온적 변화로는 될 수 없다. 적극적 자세로 변화를 추구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불안한 세계 경제환경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기업이 어쩔 수 없이 원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하고 공정거래를 활성화 시켜주면 부득이하게 상승하는 원가를 상쇄할 수 있다"면서 규제 혁파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대기업 부채비율이 400∼500%가 됐을 때도 있다. 그 때는 출자제한도 해야하고 규제해서 기업을 보호해야 했지만 지금은 모든 기업이 100% 이하일 것이다. 세계에서도 이런 재무구조를 가진 데는 없을 것이며 미국 일본보다 튼튼하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금을 갖고 있으면서 투자활성화는 되지 못하고, 또 기업지배권 보호라든지 모순된 상황에서 과거 400∼500% 때의 규제를 지금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정권은 국내에서보다 세계에서 많은 다른 나라들이 '대한민국이 이번에는 규제가 풀리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것마저 실망시킬 수는 없다. 기업에 대한 철저한 봉사와 더불어 철저한 감독의 양 구조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가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업무보고에 앞서 티타임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윤옥 여사에게 전한 생일축하 카드 내용으로 참석자들과 환담하면서 부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카드 내용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사랑을 안 하는 사람이 사랑한다고 하지 늘 사랑하는 사람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여사가 아침식사를 매일 준비해준다'는 한 참석자의 말에 "늘 해주는 것은 아니다. (김 여사가) 어떨 때는 나보다 더 늦게 일어날 때도 있다"면서도 "(식사준비를) 해주려고 애를 많이 쓴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