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장바구니 물가는 노력하면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정부에 특별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 정부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대중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방향을 고려하도록 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를 잡는 문제에 있어서 원자재 값이 오르니 공산품이 오르는 것은 불가항력이지만 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민생관련 물가, 장바구니 물가는 노력하면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중요하므로 정부의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정세나 여러가지가 10년만에 가장 힘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세계 경제는 위기"라며 "우리나라도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는 불가피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당면 과제가 경제살리기라는 것은 국민도 잘 알고 새 내각도 해야 할 과제"라며 "위기를 맞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다, 도리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는 극복할 수 없다"며 정부의 노력을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가별로 위기는 똑같이 오고 있다. 비산유국들은 같은 입장이지만 국가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도전적 경영과 노사협력이 경제위기를 상쇄할 것이라고 이 대통령은 강조했다. 그는 한국노총 장석찬 위원장의 취임사를 언급하면서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협조하겠다, 파업은 없도록 해보겠다, 대기업 임금인상을 자제하겠다는 발표를 보고 금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며 "노동 단체가 먼저 기업에 앞서 경제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력하겠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에 재계에서도 거기에 순응해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용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형식파괴를 계속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마인드는 첫 국무회의 석상에서 잘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기다란 타원형 테이블이 놓였으며 대통령의 좌석도 직사각형 맨 앞단에 있던 것을 타원형 테이블 중앙으로 바꿨다. 마주보는 국무위원간 거리도 1.5m 가량 줄여 가까이서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무회의장 앞에 마련된 티테이블에서 국무위원들이 직접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마시는 장면도 과거 정권에서는 볼 수 없던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차 드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임명 지연으로 인해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난을 보낸 것에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전임이 우대받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국정중심을 내각에 두려고 한다"며 국무위원들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무위원은 자기 부처 뿐 아니라 국정전반에 관심을 갖고 특히 국가가 어려울 때 협력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에서는 부처간 협력을 통해 국정효율화를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이므로 원칙을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매주 화요일 아침 8시에 회의를 열면 어떻겠느냐"며 직접 제안했다. 이어 "임시국무회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난상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국무위원들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