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9. 대선의 막판 승부처가 될 일주일을 맞는 한나라당은 다각적인 방법으로 '이명박 대세 굳히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10일 박근혜 전 대표로 대구경북(TK) 민심을 다잡는 '안방 사수 작전'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로 '민생행보'를, 일명 '이회창법'으로 불리는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로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사퇴와 신당 창당 효과 차단을 노렸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이번 주는 투표를 앞두고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12일이 여론조사 공표 시한이고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부재자 투표가 진행된다"며 "이대로 대충 가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마지막 여론조사 반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선거운동에 임하라"고 소속원을 독려했다. 또 "부재자 투표도 많은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투표율 제고에도 관심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우선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 당내 특별대책본부(본부장 김학원 최고위원)를 구성하고 어민들의 피해회복 절차 지원과 봉사계획 등 현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천막 사무소'를 사고 현장에 설치하도록 했다. 또 당 지도부는 물론 당내 '나눔봉사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이 기름 제거 작업 나서도록 했으며, 정책위원회에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민생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수권 정당으로서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지금부터 당은 당원을 동원하고 나눔봉사위를 중심으로 기름을 제거하는데 총력 봉사활동하겠다"며 "나도 내일 현지에 가서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당 차원에서도 총력 봉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학원 본부장은 오늘 중으로 재해대책위원들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방문해 특별재난지역 조기 선포를 강력히 촉구하고 답을 반드시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런 엄청난 피해를 회복시키고 제도 개선을 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충분한 피해보상과 예산을 지원하기 위해 당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득표활동도 이어진다. 한나라당의 '정치적 기반'인 TK 표심을 다잡기 위해 박 전 대표가 움직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부터 TK에서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하며 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동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로 TK민심을 이명박 후보에게 확실히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보수 세력 분열 방지를 위한 이회창 후보 사퇴 압박 강도도 한층 높아졌다. 한나라당은 이미 '경선 후보 등록 이후에는 일반당원도 탈당해 대선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일명 '이회창 방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임시 국회가 열리는 이날 "속칭 이회창법을 발의하겠다"며 "경선에는 아예 출마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다가 경선이 끝난 후 탈당해서 출마하는 것은 경선 불복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는 출마할 때는 중도보수세력의 정권교체를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지만 대선을 열흘 앞두고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해 중도보수세력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며 "정치적 배신감을 느낀다. 지역정당을 만들고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를 끌어 모아 정당을 만들어 중도우파세력의 분열을 초래하고, 어머니 같은 한나라당과 국민을 배신하는 분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물러나라고 할 때 물러나는 것이 좋다. 추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동안 쌓은 경력까지도 더럽히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정치역사에서도 많이 증명된 바 있다"고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