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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정황으로 봐서 몇 가지 변수가 있을 것 같다. 이회창 한나라당 원로가 출마한다는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아마 내가 보기에는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그런 것도 (판세변화의) 큰 계기가 되기에 용의주도하게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후보구도가 국민들이 이해하기 대단히 당혹스런 구도가 잡히는 것 같다. 경선이 끝난 당에서 이회창 후보가 별도로 출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물론 탈당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법조인으로 옳은 태도가, 정당인으로서도 옳은 태도가 아니다."(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와 관련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발언인데 나흘 만에 그는 이 전 총재 출마를 보는 입장을 뒤집었다. 지난 1일 회의에서 이 전 총리는 11월을 판세 변화의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하면서 당에 '이회창 출마 변수'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당시 회의 때만 해도 이 전 총재 지지율이 정동영 후보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회창 출마'가 지금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독주체제를 뒤흔들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동요하는 세력은 동요하기 시작하면, 매우 빠른 시간에 동요하기 때문에 그런 계기에 우리가 일사불란하게, 용의주도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체 역량이 없으면 그런 계기가 와도 그냥 흘러가기 때문에 우리 역량을 보다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회창 출마 변수를 활용할 준비를 하라고 당부도 했다.
그러던 이 전 총리는 나흘 만에 입장을 바꿨다. 정 후보 지지율이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이 전 총재에게 밀려 3위로 추락하면서다. 이 전 총재 출마를 이 후보 공격소재로만 활용하던 정 후보와 통합신당도 이때부터 이 전 총재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5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그는 이 전 총재의 출마설에 "대단히 당혹스런 구도가 잡힌 것 같다"면서 말문을 열고 이 전 총재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먼저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정당정치다. 정당정치를 보호하기 위해 국고를 지원하고 정당 중심으로 대의정치가 실현되는 게 가장 안정적"이라며 "경선 불복을 금지한 취지도 정당 정치를 안정화하려는 것이고 법까지 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경선에 참여를 안했을 뿐이지 그 당 자체는 이미 경선을 끝낸 당이다. 경선이 끝난 당에서 별도로 후보로 출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물론 탈당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법조인으로 옳은 태도가, 정당인으로서도 옳은 태도가 아니다. 정치가 사리에 어긋나는 태도로 불신을 받고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된다"고 비난했다. 이 전 총리는 "이런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면 국민들이 무슨 정치목표를 갖고 선택을 해야 할지 기준 없는 혼란스런 선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이 전 총재가 본격적으로 탈당을 하고 출마를 하면 지금의 (이 전 총재) 지지율은 쭉 빠질 것"이라면서 "낡은 세력과 미래 세력의 이런 대결구도로 우리가 이긴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선거대책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조세형 고문은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우리에게 득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확실히 단언하기 어려운 혼란스런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