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이해찬 후보가 1일 전격적으로 경선 잠정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동원.조직선거 논란으로 촉발된 경선 갈등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손, 이 두 후보는 광주.전남.부산.경남의 `슈퍼 4연전'에서 경선 주도권을 잡은 정 후보를 향해 "불법.부정선거를 획책했다"며 총공세를 폈고 급기야 `경선 잠정중단 요구'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두 후보는 2일 0시20분께 여의도에서 심야 긴급회동을 갖고 ▲신속하고 명확한 불법.부정선거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시까지 국민경선 잠정중단 등 두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당 지도부는 이에 따라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선 잠정중단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어서 `경선일정 일시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핵심 당직자는 "두 후보측의 경선중단 요구에 앞서 당 지도부에서도 같은 내용을 논의한 바 있다"며 "어쨌든 경선 잠정중단 여부에 대해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측은 손, 이 두 후보가 경선불복까지 염두에 두고 판을 깨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경선 잠정중단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 후보측은 손.이 후보와 당내 일부 지도부 및 중진들이 경선 중단과 관련해 사전 정지작업을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제2의 후단협(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내 후보단일화협의회)'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손.이 두 후보측은 경선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위기사태에 직면한 만큼 경선 잠정중단은 정당한 요구라고 맞서 정 후보와 손.이 후보가 같은 당에서 경선을 치르기가 어렵게 되지 않았느냐는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대통합민주신당 자체가 대선을 위해서 급조된 성격이 짙은데다 정-손.이 후보가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골을 쌓은 만큼 최악의 경우 경선을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 나온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동원선거 논란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의 조사와 결정에 맡겨야 한다"며 "손.이 두 후보와 당 일각에서 트집을 잡아 경선 판 자체를 흔들려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 두 후보와 당 일부에서 경선에 불복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당 지도부와 중진들을 겨냥, "경선 불복은 수용할 수 없고 용납하지 않겠다.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 후단협과 똑같은 행태"라며 "당시에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져 결국 민주당 분당사태까지 이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손.이 두 후보측은 "정 후보가 반발할 일이 아니다"며 정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 후보측은 "불법선거를 어떻게 넘어갈 수 있는가"라며 "다른 후보들이 따라올 수 있을 만큼 정 후보가 진중하게 경선을 이끌지 못했다. 반발할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손 후보측도 "경선이 잠시 중단되더라도 동원조직선거에 대해 명확하게 진상규명을 하고, 경선을 제대로 치러 결국 경쟁력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