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후보사퇴를 포함한 중대결심을 검토 중이라고 19일 CBS가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손 전 지사 측 핵심 관계자들은 18일 심야 긴급 회동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후 캠프 내부의 분위기를 당 중진 인사 및 중립지대에 있는 일부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실제로 중립지대에 있는 당 중진 의원들은 18일 저녁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 손 전 지사 측 의원들이 참석해 최근 손 전 지사 측 캠프 내부의 분위기를 전달하며 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손 전 지사 측 의원들이) 어제 중진의원들을 만나 '도와달라. 확실히 안 그러면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측의 '중대결심'카드는 후보사퇴 보다 추석 연휴 뒤 있을 광주·전남 경선을 앞둔 승부수라는 해석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캠프 내부에서도 "지금 후보사퇴는 말이 안된다"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손학규 드롭(Drop·중도포기)'에 손사래를 쳤다. 때문에 당내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광주·전남 경선을 앞둔 손 전 지사 측의 배수진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 손 전 지사의 대통합민주신당 합류에 역할을 했던 중립지대 의원들에 대한 지지압박이란 것이다.

    손 전 지사 캠프 내부는 초반 4연전의 부진한 성적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참담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세론에 안주했다는 내부 비판도 있지만 경선 자체가 '조직·동원선거'로 흐르고 있는 데 대해 적잖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측을 향해서는 "사실상 대선은 포기하고 총선 공천을 노리고 줄을 서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대전에서 열린 노동·복지분야 정책토론회에서는 손 전 지사가 "열린우리당  최대 계파인 정동영계 의원들이 대통령 선거는 지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공천받기 위해 사실상 당의장 선거를 하고 있다"며 직접 조직·동원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선이 흥행에 실패한 상황에서 손 전 지사 역시 조직선거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 손 전 지사 측에서도 어쩔 수 없이 조직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손 전 지사가 대전 토론회 직후 일정을 변경해 곧바로 광주로 달려간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손 전 지사 캠프는 '기획팀'을 제외한 모든 캠프 관계자들이 광주로 내려갔다. 추석 연휴 뒤 치러지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손 전 지사는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게 당내 일반적인 관측이다.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한 손 전 지사 측은 일단 '후보사퇴' 카드로 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이 광주·전남 선거 전 거물급 인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학규 후보사퇴' 카드가 짧은 시간 안에 당 내부를 흔드는 동시에 조직·동원선거에 대한 비판여론을 확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