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2차 남북정상 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프로젝트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발매되는 월간중앙 10월호는 러시아의 고르바초프·엘친 두 전 대통령 극동지역 자문위원이었던 아나톨리 리씨가 10월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성사 뒤에 남·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 하려는 프로젝트가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N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계획에 직접 개입했던 리씨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해 세 나라 비공개 핵심인사들이 참여한 ‘N 프로젝트(노벨상 프로젝트)’가 가동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및 'N-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로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발레리 수히닌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를 지목했다. 그는 “지난 3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비공식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만난 인물이 수히닌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라는 김만복 국정원장 역시 두 차례 방북 때 수히닌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서 푸틴 장기 집권 위한 노벨평화상 수상 전략 논의 'N 프로젝트' 가동"

    그는 'N 프로젝트'에 대해 “2000년 10월1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결정된 이틀 뒤 러시아 사할린에 위치한 홈스크 석유광구 초대소로 극비리에 사람들이 모였다"며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외교위원장과 그 일행, 극동지역 전권특사실 담당관, 사할린 지역의 광구를 소유한 석유재벌들 그리고 남·북한의 비공개 인사 등이었다. 여기서 논의한 내용이 ‘N-프로젝트’로 가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N 프로젝트'를 남북한과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푸틴의 장기집권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재선을 노렸는데 재선은 확실한 상황이어서 별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러시아연방 헌법상 3연임은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2차 임기 말에 러시아 국민의 지지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노벨평화상 같은 국제적 공적을 이룬다면 헌법 개정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이후 본격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작전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허려면 노벨평화상 수상같은 이슈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체첸 반군 등에 대한 무력 행사를 중지하는 일과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을 해야한다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다.

    리씨는 "한반도를 평화체제 전환하는 일에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연결하는 것과 북한의 핵무기 불능화 조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의 통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러시아가 제공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래서 이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작전을 펼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하게 말하면 남·북·러 3자 정상회담(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일) 개최가 1차 목표였다. 솔직히 푸틴 대통령 혼자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은 어색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한과 러시아 수반의 공동 수상을 노리고 덤벼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회담서 충격적 이벤트 있을 것, 시베리아횡단철도 남북한 관통"

    리씨는 표면적으론 오는 10월 2일 개최되는 평양회담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크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가 개입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내용을 알고 보면 그 재미가 반감되듯,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그런 장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격적인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며 시베리아횡단철도 (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과 연결 중요 거점인 핫산을 주목하라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평양회담에 참석할 것을 시사한 뒤 “엄청난 이벤트를 펼칠 것"이라며 "핫산을 주목하라. 그곳에 집결된 러시아 곡물과 원자재가 두만강 국경을 넘어 나진·선봉과 평양을 거쳐 서울로 향할 것이다. 어쩌면 부산까지 갈지도 모른다. 상상해 보라.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대륙으로 가는 육로가 완전히 뚫리는 것이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이벤트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 밖에 이벤트로 러시아가 함경북도 나진·선봉에 있는 승리화학공장(연간 처리 능력 200만t)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가스 파이프라인을 북한을 관통해 남한까지 연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형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핫산 51KM) 연결안' 제시하며 "여권의 비장의 무기"

    한편, 앞서 7월 9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보수단체장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한반도 신대북정책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하면서 '여권과 본격적인 대북 정책대결 선점(나진항 동북아무역 거점화 선점)'을 들었다. 그는 대선정국에서 대북정책의 선점도 새 대북정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히며 한반도 평화 비전에 나와있는 '북한 나진항 동북아무역 거점화 -중국 횡단철도 (TCR 훈춘 58km)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핫산 51km) 연결 및 환궤 설비 구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여권의 비장의 무기로 발표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현재로선 리씨의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이 불가능 하지만 정 의원이 여권의 비장의 무기로 시베리아횡단철도 핫산 라인 구축을 제시한 점은 아나톨리 리씨의 주장에 힘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