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6일 청와대의 고소 방침에 대해 "아직 고소 안했다는데 기다려 보자"며 "설마…(고소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잠실 올림픽공원내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예술인특별위원회 전국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가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는 자체가 어이없다는 듯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에서는 국세청.국정원의 '이명박 뒷조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그 배후가 청와대임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이 후보는 '무대응'입장을 견지했다.
이 후보는 대신 다음 날로 예정된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예술인특위 전국대회에서 축사를 한 이 후보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며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경선 과정을 지켜보며) 이러다가 (당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나라당은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새로운 정치 역사를 만들어 내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하나가 됐다. 또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 정치는 경제를 살리고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며 "흩어진 우리 사회, 세상을 하나로 만들기 전에 우리 한나라당이 먼저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가 하나 되지 못하고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제까지 '너, 나'였지만 오늘 이 시점부터는 '우리'다.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2007년 정권교체야 말로 애국이다. (올해 대선은) 정권교체 하겠다는 우리 세력과 정권연장 하겠다는 저 사람들과의 대결이다"며 "반드시 이기기 위해 우리가 하나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제가 살아나고 우리 사회가 하나 되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앞장서서 이루겠다. 약속하겠다"며 "우리 모두 잘사는 사회,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함께 하자"고 했다.
이 후보는 행사가 끝난 직후 강남의 한 극장으로 이동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 꿈을 찾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린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이 후보의 대표 업적 중 하나인 청계천에서 엔딩신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저질 코미디하는 노 대통령" "대단한 각오로 싸워야 한다"
노무현 정권을 향한 포문은 강재섭 대표가 열었다. 강 대표는 축사에서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이 후보를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내가 5선 의원으로 여당도 해보고 야당도 해보고 독재정권 때도 있었는데 이런 것은 처음 봤다"며 "대단한 각오로 싸워야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이것은 정치가 아니고 일종의 저질 코미디"라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노 대통령은 그동안 이런 징후를 많이 보였다. 국가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이 언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상대로 고소하고 시비 걸고 검찰이 수사하면 '깜'도 안되는 사건이라고 가이드라인 정해줬다"며 "웃기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재미교포인 세탁소 주인이 바지 하나 잘못 처리했다고 200억원의 소송을 한 미국 판사와 똑같은 사람"이라며 "노 대통령이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아무나 고소하고 그런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런 이야기하면 내일 나를 고소할지도 모른다. 고소하려면 해라. 아무 상관없다"고도 했다.
강 대표는 이날 이 후보가 연단에 있는 마이크를 빼서 들고 연단 밖에 서서 축사를 한 것을 보고, "무대 매너가 상당히 다양하다. 이제 한나라당만 갖고 꼬물거리면서 정권창출을 하면 안된다, 온 국민과 함께 외연을 넓히자고 해서 단상(연단) 밖으로 나간 것 아니겠느냐"며 "단상 밖으로 나갈 때 왼쪽으로 나가지 않고 오른 쪽으로 나간 것을 보니까 좌파는 아닌 거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모인 예술특위 회원 2000여명은 "좌파정치를 몰아내고 민생정치 성공을 다짐한다. 예술인이 뭉치고 일어나 한나라당의 정권 쟁취를 결의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잃어버린 10년 우리가 되찾는다' '좌파정권 종식은 첫 번째 애국하는 길'등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으며 '뽀빠이' 이상용씨와 탈북자 방송인 김혜영씨, 코미디언 배일집씨 등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