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는 2일 '히든카드'를 꺼냈다. 이날 박 전 대표 캠프는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에 함승희 클린선거대책위원장까지 가세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의 '금품살포'와 '향응제공'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는 "조작된 금품수수 폭로 등  예상됐던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구체화 되는듯 하다.  민심 당심 모두  이명박 후보로 굳어지자 초조감의 발로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캠프는 지난달 31일 박 전 대표가 "돈 선거 이야기가 들리는데 클린 선거를 위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철저히 잘하자"고 주문한 지 이틀 만에 곧장 카드를 던졌다. 경선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쓰지 않은 카드는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가장 타격이 큰 '돈'문제를 건드렸다. 이 전 시장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홍사덕 위원장은 "땅 투기로 국민경제와 공직사회를 어지럽게 했던 그 자금이 급기야 당내 경선까지 오염시키려 한다"며 지체없이 포문을 열었다. 홍 위원장은 "누워서 침 뱉는 것 같아 참았지만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고 이 전 시장 측이 "성의있는 (재발방지)약속을 하지 않고 (네거티브라)시비를 걸면 내일이라도 바로 행동에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오늘은 1차 경고"라고도 했다.

    지난달 31일 부터 각종 불법선거행위, 특히 금품살포, 선거인단 매수, 향응제공, 조직동원 행위 적발을 위한 전국망을 구축하고 가동한 함 위원장은 "(이 전 시장 측)가족이나 측근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동창회와 향우회가 빈번하게 열리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함 위원장은 "공직선거법 103조에는 선거운동기간 동창회와 친목회 명목의 어떤 집회도 개최해서는 안되고 금품살포와 향응제공과 관계없이 징역 3년에 처한다"고 경고했다. 또 "(이 전 시장이)돈이 많은 후보이다 보니까 돈에 의한 매수나 매표행위 유혹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함 위원장은 "그동안 파악한 것을 분석해 보면 이 전 시장 캠프 측근들이나 가족들 중심으로 상당히 해외여행이 빈번했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분들 중에는 여행을 다녀온 직후 지지선언을 했다"면서 "과연 국회차원의 활동이었는지, 사적인 해외여행인지도 조사를 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인천이나 광주 등 지방에서 조직적인 금품살포나 향응이 제공된다는 얘기들이 빈번히 접수되고 있다"면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구체적 내용이 나오면 일괄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할 작정"이라고 경고했다.

    최경환 의원은 검찰수사까지 받은 산악회 '희망세상 21'을 문제삼았다. 특히 산악회 간부에 대한 검찰의 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경선 전 빠른 수사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희망세상 21을 '이명박 산악회'로 규정하고 "수사결과를 봐야하지만 이는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그런 사항"이라며 "이런 사항에 대해 구체적 인지없이 투표를 한다면 본선에 가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 산악회는 검찰에서 규정했 듯 사상최대 범죄조직이라는 의혹을 받고있고 회원이 30만명이라는데 정당규모보다 큰 사조직"이라면서 "만원짜리 점심만 해도 30억이 드는 어머어머한 조직인데 이런 조직을 두고 경선 전 문제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중대한 문제고 이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사법당국은 적극적으로 대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관련 함 위원장도 "16대 국회에서는 불법 산악회를 조직하거나 동원함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이 상당수로 당시 버스 두대를 동원해 의원직을 상실한 사례도 있다"며 "그런 경우로 봤을 때 지금 문제가 되는 산악회에 대해서 책임자들이 아직도 엄격한 사법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공명선거와 클린선거에 심각한 유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캠프는 박 진영에서 희망21산악회와 이측과의 금품수수 의혹등을 제기한 것과 관련, "이미 예상했고 또 예고했던 대로"라며 예상됐던 네거티브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이 캠프 장광근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박 후보측의 막판 네거티브 공세를 예측, 여러차례 경고를 발한 바 있다"면서 "특히 조작된 (희망산악회21 지부장이)금품수수 폭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결정적인 제보들이 캠프에 접수된 바 있다. 그런 지부장이 없는 것은 물론 전혀 사실무근임이 확인됐으며 여러가지 이유로 불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측이 돈 선거 문제를 입에 달고 다니는 이유를 알만하다"며 "이러한 박 후보측의 행태에 속을 당원들과 국민들은 없다. 지만원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네거티브의 종말은 파멸뿐'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한편 충청지역을 방문중인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측에서 금품살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런 식으로 중상모략을 하고, 불필요한 얘기하면 되느냐"며 "한나라당이 정권교체해야하는데 모함해서는 안된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