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촉즉발로 치닫는 한나라당의 내분 상황에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1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빨리 만나라"고 촉구하며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이 전 시장 캠프와 박 전 대표 캠프의 대립이 심화됐다. 당이 분열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다. 하루 빨리 두 사람이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위기나 양 주자간의 갈등을 풀고 국민이 볼 때 '참 아름다운 경선을 한다'는 모습을 보이려면 빨리 두 사람이 손잡고 국민 앞에 나서야 된다"면서 "국민 앞에 나서서 악수하고 웃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걱정하는 많은 국민에게 안심을 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부의장은 이 전 시장에게, 당내 중진의원들이 두 대선주자에게 '만나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싸우지 않는 경선, 정책으로 경쟁하되 싸우지 않기로 약속도 하고, 두 사람이 한 번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큰 효과가 있다"며 "그것 외에는 다른 특별한 방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자가 "이 전 시장에게 직접 '박 전 대표를 만나라'고 건의를 해 봤느냐"고 질문하자, 박 전 부의장은 "했다"고 답했다. 또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 그 결론으로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시급한 만남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고, 두 사람에게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강재섭 대표의 '당 쇄신안'을 지지하지만,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나는 강 대표의 결단을 지지한다"며 "일부에서 강 대표가 퇴진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는데 평시 같으면 그런 주장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한나라당은 전시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럴 때 지도체제 때문에 당이 흔들리고 분열되고 갈등하면 국민이 뭐라고 보겠느냐"면서 "강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은 당 중진과 또 양쪽 캠프의 말도 들어 보완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전 시장 캠프의) 공식입장을 떠나 개인입장으로서 강 대표를 지지하고 지도체제는 빨리 안정돼야 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가 제안한 '당 쇄신안'에 보완해야 할 점으로 '인사권의 공정한 행사'를 꼽은 박 전 부의장은 "인사권이 공정하다는 것은 다른 게 아니고 양 캠프에서 봐서 공평하고 중립적인 인사를 했다고 평가 받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인사의 공정, 인사의 중립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4·25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참패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이-박 공동유세 불발'과 관련, 박 전 부의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세를 같이 안 했다는 것은 한 자리에서 동시에 안 했다는 것뿐이지 같은 지역을 시차가 있게 다 유세를 하지 않았느냐"면서 "지방선거는 인물선거여서 우리가(한나라당이) 인물 천거나 인물 선정에 실패한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