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집단탈당그룹인 통합신당모임이 오는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중도개혁통합신당(가칭) 중앙당 창당 대회를 연다고 1일 발표했다.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던 당초 입장을 뒤집고 독자신당 추진에 나서 ‘드디어’ 실질적인 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중앙당 창당 대회를 앞둔 통합신당모임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당장 일부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참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통합신당모임은 그간 중앙당 창당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를 해왔지만 일부 의원들이 ‘중앙당 창당시 함께 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이견을 노출해 왔었다. 소속 의원 24명 가운데 이강래 노웅래 전병헌 이종걸 제종길 우윤근 의원 등이 창당에 반대하며 불참을 고려중인 것으로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전병헌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 “(애초)열린당을 나온 초심은 한나라당에 맞서는 대통합신당을 건설하는 데 새로운 밀알이 되자는 입장이였지 새로운 정파를 건설하거나 새로운 기득권을 만들자는 입장은 아니었다”면서 중앙당 창당 대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 의원은 이어 “서둘러 당을 만드는 것은 밀알이 되겠다던 초심과는 거리가 있다”면서 “이달초 신당을 만드는 것을 더 신중히 하고 여러 정파와 논의와 합의를 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단 당이 만들어지면 통합논의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기를 늦추고 좀더 통합 논의를 하자는 것인데, 중앙당 창당 대회를 발표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불참하면 중도개혁통합신당은 교섭단체 지위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에 다른 견해가 있었지만 이들이 정식으로 창당 불참 통보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꾸준히 함께하는 길을 찾도록 하겠다. 교섭단체는 반드시 된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양 의원은 “시도당 창당대회를 해왔는데, 이제와서 중앙당 창당을 안하며 그것은 자가당착이고 여기서 (신당 창당을)멈춘다면 엄청난 자기모순”이라면서 창당 필요성을 역설했다. 양 의원은 “한나라당 반대편의 세력이 모여야 하는 이때에 누군가는 (통합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양 의원은 “지금 열린당으로 뭘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정운찬 전 총장도 대선불참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완전히 지리멸렬한 상황”이라면서 “통합의 대기치를 누군가는 들어야 한다. 확실한 통합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며 이번 중앙당 창당 대회가 곧 확실한 통합의 기치임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향후 민주당과의 통합논의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비공식적 대화를 얼마든지 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당이 되면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가 꾸려지고 그러면 더 (민주당과의 통합논의가) 간단할 수도 있다. 통합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은 민주당의 통합협상 논의가 결렬된 직후, 독자신당 추진에 나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경기 강원 경북 광주 전남 전북 충북 등 8개의 시도당을 창당해 법적 구성요건을 이미 마련했다. 이들은 7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통해 “‘통합과 승리를 위한 새 질서 창조’,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통합신당’을 모토로 2007년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중도개혁과 미래 평화세력의 통합을 이루기 위한 통합신당의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열린당을 뛰쳐나왔던 이들이 창당 강행을 놓고 이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범여권의 대통합신당은 요원한 일로만 비쳐지고 있다. 통합신당모임의 중앙당 창당 대회가 무난히 치러지고 오는 15일 이전까지 창당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국고보조금 15억여원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