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한나라당 참패, 열린우리당 유명무실’로 귀결된 4․25 재보선 결과를 놓고 범여권의 관전평이 이채롭다. 일단 이번 재보선이 반한나라당 진영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제각각이다.

    우선 경기도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열린당 후보로 출마한 박봉현 후보가 30.9%의 득표율(당선자 한나라당 고희선 57.0%)을 기록한 것이 화제다. 범여권에선 박 후보의 득표율 30%는 열린당의 현재 지지율 3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애당초 열린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는 평이다. ‘열린당’ 타이틀이 오히려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패배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을 완전히 참패 시킬 수 있었는데 열린당이 그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열린당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유명무실한 정당임이 여실히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범여권에선 그러면서 경기 동두천시장 선거를 언급했는데, 무소속 오세창 당선자가 한나라당 이경원 후보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무소속’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오세창 당선자는 동두천시장 선거 출마를 앞두고 열린당으로 할지 무소속으로 할지 적잖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재보선 결과의 후속타로 예상되고 있는 열린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탈당 가능성 여부도 화제거리가 됐다. 대다수가 “탈당하든지 말든지 관심없다”고 했다. 범여권의 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열린당에서 탈당을 하든지 말든지 관심없다”면서 “그들은 이미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재보선 결과에 따른 열린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여부는 지금 정치적 상황에선 전혀 관심 의 일인데, 언론에서만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정동영․김근태 탈당 얘기가 나오는데 그 사람들이 탈당해도 따라 나갈 사람이 정동영의 경우 채수찬 정도고, 김근태가 탈당한다 해도 이인영, 우원식 정도나 되겠지”라고 했다.

    아울러 범여권에선 이번 재보선 참패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에서 일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 등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걱정’을 해주기까지 했다. 

    열린당을 탈당한 한 의원은 “우리야 집권여당 시절 참패, 참패 또 참패를 해봐서 인이 박혀 있는데, 한나라당은 이번에 참 국민들이 무섭다는 느꼈을 것이다. 참 걱정된다”면서 앞선 ‘경험자’(?)로서의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전남 무안·신안 선거를 언급하면서 한나라당의 선거전략 미스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출마한 데 공세를 펴지 않았었느냐”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호남에 대해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그랬던 것 같은데, 우리 같았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이가 나온다면 온갖 공세를 퍼부었을 것”이라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범여권 안팎에선 이번 재보선에 대해 공천문제 등 굵직굵직한 건 외에도 미묘한 한나라당의 선거전략 미스와, 차기 유력 대선주자간의 지나친 경쟁상황 등이 참패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으며, 열린당이 유명무실한 정당임을 재차 확인시켜준 선거였다는 평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