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순형 민주당 의원이 20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독자신당추진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정 전 총장이 그런 말을 했다니 크게 실망했다. 후보중심 정당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그 실례가 열린우리당"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이 "기존 정당에는 가지 않겠다.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조 의원은 "동의하기도 어렵다.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최고의 지성인이라는 정 전 총장이 그런 말을 한 데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바로 눈으로 보고 있지 않느냐"면서 열린당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뒤 "후보 중심으로 정당이 결정되면 그건 대선용 일회용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정 전 총장이 정당을 만들어도 성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선후보 중심 통합'에 대해서 조 의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물중심 정당 창당은) 정당정치의 원리에 어긋난다"며 "특정후보를 중심으로 창당돼서 대선에 임한다면 대선에서 실패했을 땐 (당이) 소멸할 것이고,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그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 실례가 열린당"이라면서 "정당을 한 번 창당하면 3년 밖에 못 가는데, 적어도 30년은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의 신당창당 협상 결렬과 관련, 조 의원은 "필연적이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민주당은 정체성과 역사성, 노선과 자산을 민주당 주도 하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면서 "민주당은 민주당 분당 사태나 그 동안의 국정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인데, 통합신당모임은 분당이나 실정책임을 회피하려고 탈당했다"고 지적했다. 또 "50년 역사와 전통이 있고, 전국적 조직과 나름대로 지지기반이 있는 민주당의 명분상 우위나 실체를 무시하고 (통합신당모임이) 민주당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결국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고 역설했다.

    "결국 기득권 싸움이었느냐"는 질문에 조 의원은 "말하자면 주도권(싸움)"이라면서 "통합신당모임은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하려고 했고, 심지어 지도체제에서 3인 공동대표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면 민주당의 지분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고, (통합을 할 수 있는) 여러 사람 중 하나라는 인식을 갖고 협상에 임하니까 성사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이어 송광수 전 검찰청장의 '청와대의 대검 중수부 폐지 압력'사건에 대해 "10분의 1이 넘었으면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발언에 대해 책임을 졌어야 한다"면서 "송 전 청장이 거짓말을 할 리도 없으니 청와대 주변에서 견제하려고 충분히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12월에 노 대통령이 "대선 때 우리가 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은퇴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