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 논의와 맞물려 친노(親盧) 진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의 움직임을 올 연말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행보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현 대통령 정무특보)를 비롯 천호선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안희정씨 등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은 이달 말 참여정부의 정책을 평가해 알리는 ‘참여정부 평가포럼’이란 조직을 구성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 대표에는 이 전 실장이, 사업기획에는 천 전 의전비서관이, 조직관리에는 안씨가, 홍보에는 김 전 대변인이 각각 담당하기로 하는 등의 포럼의 기본 조직 구성 작업에 완료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한 포럼에는 이들 외에도 참여정부의 장관(급)을 지낸 인사들과 공기업 임원을 지낸 인사, 그리고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던 학자그룹 등도 참여할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어 노무현 정부의 정책성과를 알리는 포럼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 대규모 정치 조직화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당장 이들은 이같은 시선에 대해 일단은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인데, 정치권 안팎의 의혹의 눈초리는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 내부의 환경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친노세력 재결집과 ‘유력 대선주자 세우기’ 등의 정치적 목적에 의중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노 대통령의 핵심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안희정씨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게 적잖은 관심을 내보이면서 ‘암중모색’(?)하고 있다는 그럴듯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다. 노 대통령이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손 전 지사를 염두에 놓고, 손 전 지사와의 중간에서 안희정씨가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실제 이런 소문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매우 그럴듯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인데, 손 전 지사의 경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대북정책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다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와 공통된 인식의 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노무현 정부와 정책과 성향 측면에서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인데, 특히 한미 FTA 문제를 놓고 범여권의 개혁노선 진영에서 노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손 전 지사가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정치권 안팎의 판단이다.

    때문에 안희정씨와 손 전 지사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며,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참여정부 평가포럼’이라는 형식을 겉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손 전 지사와의 향후 관계설정을 고려해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또한 안희정씨가 포럼의 조직관리를 담당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할 때, 포럼이 단순히 참여정부의 정책 성과를 알리는 수준의 차원은 넘어서지 않겠느냐는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아울러 열린당내 대표적인 친노그룹인 참여정치실천연대가 해산 절차를 통해 새로운 역할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참정연은 해산 이후의 계획과 관련해 열린당의 실패에 따른 대안을 모색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참신하고 개혁적인 대선후보를 공론화하고 부상시키는 일에 힘을 쏟아 2007년 대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의 재집권과 진보개혁정당 창당, 2008년 총선 승리를 위한 새로운 정치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선이다.